내가 본 영화2566 인피니티 풀 공포 영화 인피니티 풀 Infinity Pool 을 봤다. 흑인이 주인공은 아니지만 기이한 미스터리 공포물인 점에서 왠지 조동필 아저씨의 작품이 떠오르기도 했다. 물론 그런 원조격이라면 감독 브랜든 크로넨버그 아버지인 데이비드 크로넌버그의 작품들도 빠지지 않긴 하다. 영화는 상당히 재밌었었는데 자신을 그대로 복제가능한 설정에서 자신의 죄를 복제인이 대신 댓가를 치루는 것이 가능하게 되어 죄를 마음껏 저지를 수 있는 주인공이 시간이 갈수록 희열감과 죄책감 사이 망가져가는 과정을 그린 것이 전에 보지 못했던 이야기여서 더욱 몰입감이 높았다. 예전에 투명인간이 되면 너는 무엇을 할 것인가? 하는 질문이 돌던 때가 있었는데 로또에 맞으면 어떻게 할 것인가, 초능력이 생기면 무엇을 할 것인가, 내가 여러명 있으면.. 2023. 5. 19. 비치 하우스 2019년작 공포 영화 비치 하우스 The Beach House 를 봤다. 해변 별장에 놀러간 남녀 커플과 그 곳에서 생활하는 노부부는 함께 교제의 시간을 보내다가 해저 깊은 곳 미지의 생명체인지 세균인지 알 수없는 어떤 존재에 의해 육체와 정신이 비정상적으로 변해간다. 원인을 알 수 없는 미스터리한 현상이 갈수록 악화되는데서 오는 두려움을 다룬 몇몇 영화들이 떠올랐는데 그런 류의 영화들의 분위기가 일반 상업영화에서는 느낄 수 없는 기이하고 오싹한 면들때문에 호불호가 극명하며 개인적으로는 취향에 맞는 편이어서 제법 흥미롭게 볼 수 있었다. 다만 이 손쓸 수 없는 재해와 두 커플의 각각 가지고 있는 사연에 특별한 연관성이 없어 의미없는 사족처럼 느껴졌고 또한 가만 있던 세균이 어느날 왜 갑자기 창궐했나 하.. 2023. 5. 19. 더 벙커 영화 더 벙커 The Lair 를 봤다. 전투투입을 목적으로 DNA 개조를 통한 전투병사를 만드는 과정에서 예기치 못한 부작용으로 지나친 폭력성과 무분별력을 가진 괴물이 탄생하게 되고 우연한 사건으로 그것들이 풀어나게 되면서 사태는 심각해진다는 이야기가 왠지 낯익다. 얼른 기억을 되짚어봐도 무수단, 오버로드, 늑대사냥 정도가 바로 떠오르는데 적국끼리 싸우는 전쟁영화는 정치나 이념, 인류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루어야 하는 반면 어느 편에도 속하지 않는 괴물 캐릭터를 내세우게 되면 아무래도 조금은 그것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어서인지 액션 장르에 종종 사용하는 듯 하다. 배우들의 연기톤이나 세트 및 분장 퀄리티를 보면 저예산 영화임을 금새 알 수 있지만 러닝타임이 지날수록 생각보다 예산이 많이 투자된 모습과 의.. 2023. 5. 19. 바람이 불 때 1986년작 영국 애니메이션 바람이 불 때 When the Wind Blows 를 봤다. 동명의 데이비드 보위의 노래 When the Wind Blows 에서 제목을 가져왔고 그가 프로듀서로 참여하기도 하였으며 노래는 OST로 쓰이고 있다. 내용은 핵폭탄이 떨어진 이후 살아남은 부부의 피폭 증상으로 인한 사망 과정을 그린다. 작가 레이먼드 브릭스는 작년에 별세했는데 어디선가 한번쯤은 봤을 법한 그림 스노우맨으로 유명하다. 일부러 순진한 건지 멍청한 건지 모르게 부부의 모습을 그렸는데 그 그림체가 귀엽고 따뜻하며 동글동글해서 서서히 죽어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 오히려 더 끔찍하게 느껴졌고 아마 그것을 노린 것 같다. 지켜보고 있노라면 왜 차라리 핵폭탄이 터졌을 때 그냥 한번에 죽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 지.. 2023. 5. 19. 신 울트라맨 일본 영화 신 울트라맨 Shin Ultraman, シン・ウルトラマン 을 봤다. 예전에 2016년작 신 고질라를 본 기억이 있는데 같은 맥락으로 최신 기술을 활용한 리부트 프로젝트의 일환인 모양이다. 아마 대부분 사람들은 재미없게 봤을꺼라 예상할 수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꽤 흥미롭게 볼 수 있었다. 아쉽게도 기대했던 오락성은 덜한 반면 인류와 다른 존개간의 이해관계와 그것을 통해 인류를 역조명하고 인간의 본질에 집중하는 철학적 탐구를 보여주고 있어 독특하게 잡은 컨셉이 취향에 어렵사리 맞았던 것 같다. 물론 그 수준이 그리 높지는 않아 인류는 어리석으니 사라져 마땅하다는 측과 그래도 희망은 있다는 측의 어디서 많이 본 단순대립으로 그리고 있어 유치하기는 했지만 감상 연령층을 생각하면 이 정도도 충분히 심오한.. 2023. 5. 19. SFdrome: 주세죽 부산현대미술관 2023 부산모카 시네미디어 영화의 기후: 섬, 행성, 포스트콘택트존 전시회 작품 중 김소영 감독의 다큐 SFdrome: 주세죽 을 봤다. 여성 사회주의 항일운동가 주세죽은 20대초부터 항일운동을 하다 1928년에 남편 박헌영과 블라디보스톡으로 이주하고 딸 비비안나를 출산한다. 스탈린의 숙청 시기에 새남편 김단야과 함께 덩달아 주세죽도 카자흐스탄으로 유배를 보내지게 되고 영화는 그 근처에 있던 코즈모드론을 중심으로 여성혁명가들을 그리는 이야기를 따라가고 있다. 내레이션으로 그들의 이야기를 펼치며 렌즈는 삭막한 황야를 비춰주고 그 위를 마리오네트가 떠다니는 영상이 오버랩된다. 그녀의 이야기를 귀기울여 자세히 사정을 듣는 것과 잊혀진 여성혁명가를 다시 기억하는 행위가 지금 현대의 우리에게 무엇.. 2023. 4. 26. 홍콩의 밤, 라이트 차이밍량 감독의 영화 홍콩의 밤, 라이트를 봤다. 부산현대미술관 2023 부산모카 시네미디어 영화의 기후: 섬, 행성, 포스트콘택트존 전시회 작품 중 하나이고 영화는 1부 홍콩의 밤, 2부 라이트로 구성되어 있다. 제목만으로 얼핏 화려한 홍콩의 야경을 소개할 것이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주제가 확실한 만큼 그런 상업적인 콘텐츠는 아닐꺼라는 예상도 동시에 가능하다. 실제 감상을 하니 밤을 보여주는 부분은 정신없이 바빴던 홍콩의 하루가 저물고 도시가 서서히 잠이 들어가는 모습을 그렸고 그래서 집으로 돌아가는 행인, 퇴근길 저녁식사를 하는 사람들, 도로위 쌓인 쓰레기, 깜깜하고 한적해진 도로들을 비춘다. 그래서 라이트는 그 다음날 아침을 보여주고 있고 제2차 세계대전 일본의 종전선언 장소인 중산관의 텅빈 건물 .. 2023. 4. 26. 소년과 두더지와 여우와 말 도서 원작 애플TV 애니메이션 소년과 두더지와 여우와 말 The Boy, the Mole, the Fox and the Horse 을 봤다. 작화가 아름답고 전체관람가 수위의 착한 이야기와 길지 않은 러닝타임이 편안하게 영화를 감상하게 해주었다. 의외로 철학적이고 판타지해서 깊이감이 있었는데 그럼에도 대사는 쉬워서 영어공부용에 적합하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부모가 낳았지만 사랑으로 기르지 않으면 부모자격을 발탁당하는 것처럼 가족이라하지만 서로를 알고 함께하고 사랑할 때 진짜 가족이 된다는 메시지를 말하고 있는데 사실 어느 정도 옳기는 하지만 정확히 백퍼센트 옳냐 하면 그렇지 않기에 조금은 위험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듯도 보였다. 처음부터 문제가 있었고 지금도 악화되고 있고 앞으로 나아질 희망이 없다면.. 2023. 4. 26. 도쿄 구울 S 2019년작 일본 영화 도쿄 구울 S Tokyo Ghoul 'S', 東京喰種 トーキョーグール【S】 을 봤다. 첫번째 극장판인 2017년작 도쿄 구울을 2018년에 봤었는데 꽤 시간이 지나서야 후속작을 보게 되었다. 미식이라는 부분을 제외하면 영화적으로는 전편과 큰 차이는 없었는데 일본틱한 설정들은 여전했고 기시감드는 각본과 평이한 와이어 액션까지 흔하디 흔한 만화 원작의 수많은 영화 중 하나 정도였다. 다만 이야기의 전달 과정 중 구울은 본래 인간만 먹을 수 밖에 없는 존재라 인간을 먹을 뿐이지만 인간은 이 세상의 모든 종류의 생명을 다 먹는 차이가 있기에 어느 종이 더 잔인한가 라는 질문을 던지는 부분에서 원작의 근본적 설정이 가진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어서 나름의 의미를 찾을 수 있었다. 환경보호 등의.. 2023. 4. 26. 애프터썬 영화 애프터썬 Aftersun 을 봤다. 감독의 장편 데뷔작인 것 같은데 꽤 좋은 작품성으로 화제인 모양이다. 얼핏 당연히 아버지와 딸의 여행기 정도라 생각할 수 있고 친구같은 부녀관계에 좋은 추억을 많이 가지고 가자 라는 메시지로 받아들이면 충분할 것처럼도 보인다. 그런데 아버지의 죽음은 예상했고 그가 없는 어른이 된 딸의 회상인 것까지는 알겠는데 그가 왜 죽음을 선택했고 결정적으로 이 영화는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가를 해석하기가 조금 어려웠다. 그래서 평론가 찬스를 써서 파이아키아 영상 설명을 듣고서야 이해할 수 있었는데 그는 우울증이었고 영화는 우리가 우리 아버지나 어머니를 추억으로 기억하지만 그의 상황과 아픔을 제대로 알지 못한체 본인 중심적인 단편적인 사실들로만 기억한다 라는 이야기를 듣고 착잡한.. 2023. 4. 26. 수라 한국 다큐멘터리 영화 수라 Sura: A Love Son 를 봤다. 부산현대미술관 2023 부산모카 시네미디어 영화의 기후: 섬, 행성, 포스트콘택트존 전시회 작품 중 하나이고 앞서 감상한 잠을 가진 그녀의 집에 이은 두번째로 감상한 작품이다. 군산으로 이사한 황윤 감독의 시선으로 본 새만금간척사업으로 훼손된 자연환경과 망가진 주민들의 일상, 이 지역의 자연을 다시 회복하기 위해 애쓰는 시민들의 활동 등을 그리고 있다. 다큐답게 꾸밈없는 사실적인 영상은 자극적이거나 인위적인 것이 없어서 자연스러웠고 가끔 삽입된 고퀄리티 풍경 영상은 이 지역의 자연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환기시켜 주었다. 다만 지구사랑, 환경보호 등을 이야기할 때면 인간은 끝까지 멈추지 않을 것이고 결국은 모든 것이 끝나야 끝날 것이라는 .. 2023. 4. 26.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일본 영화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Even if This Love Disappears from the World Tonight 今夜, 世界からこの恋が消えても 를 봤다. 메멘토 컨셉의 기억상실에 따른 러브스토리여서 눈물짜내는 신파성 드라마일 것 같은 걱정이 앞섰는데 생각보다 평이하고 특징없이 이야기를 그리고 있고 잔잔한 것은 좋지만 의미없는 공감대 때문인지 깊이감은 떨어져 거의 아무 감정없이 볼 수 있었다. 화면이 예쁜 것 그리고 남녀 주연이 예쁘장한 선남선녀인 것 말고는 기억에 남는 것이 없다. 2023. 04. 15 2023. 4. 26. 더 웨일 영화 더 웨일 The Whale 을 봤다.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의 전작으로는 레퀴엠, 블랙스완, 노아, 마더! 를 봤다. 공통점은 본인이 하고 싶은 이야기의 대척점에 무책임함이라는 프레임을 씌운 신을 가져다 놓음으로 영화의 예술성을 더 깊이있게 그려낸듯한 효과를 주는 용도로 쓰고 있다는 점이다. 이 영화 더 웨일도 마찬가지였고 신은 이 영화에서 없는 것인데 굳이 중요한 소재로 반복적으로 강조하여 다룸으로서 오히려 인간성의 위대함을 강조하는 효과를 얻어낸다. 그래서 영화를 본 관객은 구원은 신이 아닌 인간으로 성취된다 믿게 되지만 그것은 영화의 멋진 속임수일 뿐 구원은 같은 종끼리는 이루어질 수 없으며 죄된 불완전한 인간은 믿음의 존재가 아니라는 기본적인 원리를 배제한 순진한 해석이고 그만큼 무신론을 신.. 2023. 4. 26. 그림스비 2016년작 영화 그림스비 Grimsby 를 봤다. 코미디 전문 감독의 솜씨일 줄 알고 찾아보니 의외로 트랜스포터, 인크레더블 헐크, 타이탄, 나우유씨미 같은 액션류 전문이었고 그러고보니 액션 시퀀스가 꽤 좋아서 코미디치고는 액션 완성도가 높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런 이유에서 였던 것이다. 늘 멋진 배우라 생각했던 마크 스트롱의 그 멋짐과 동시에 뻔뻔하게 소화하는 코미디 연기가 인상적이긴 했으나 무엇보다 이 영화는 명불허전 사챠 바론 코헨의 영화였다. 그의 거의 개인기에 가까운 코미디 실력덕에 영화는 존재하지도 않는 개연성을 확보할 수 있었고 말도 안되는 장면도 그라서 가능하고 허락해주는 효과를 볼 수 있었다. 특히 독 제거 장면은 매우 견디기 힘들었고 가장 충격적인 코끼리 장면은 이게 사람 머리에서 나올.. 2023. 4. 14. 더 라스트 오브 어스 HBO 오리지널 드라마 더 라스트 오브 어스 The Last of Us 를 봤다. 게임 원작이고 총 9부작 구성이다. 다들 꽤 높이 평가하던데 생각보다 재미면에서는 딱히 좋았다고 생각은 들지 않았고 그래도 완성도가 높은 것은 인정할 만 했다. 에피소드 3화가 꽤 화제가 되어 보기전부터 마음이 썩 좋지 않았는데 그래도 말도 안되는 수위를 보여준다거나 하지는 않아서 다행이었다. 유난떨지 않는 진중한 연출을 보여주면 작품성이 올라가는 것처럼 보이는 효과가 있긴한데 그렇다고 이 드라마가 특별히 작품성이 높다는 생각은 여전히 들지 않았고 수많은 아포칼립스 서바이벌류 중 하나 정도로 이해했다. 원작 게임을 해보지는 않았지만 이미 그전 오랜 세월동안 수없이 많은 게임을 해온터라 딱히 궁금하지는 않았고 아무래도 본인이.. 2023. 4. 11. 이전 1 ··· 16 17 18 19 20 21 22 ··· 172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