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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Book111

죄의 궤적 소설 죄의 궤적을 읽었다. 오쿠다 히데오의 장편소설 중 가장 최근인 2019년작이고 총 2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내용은 아이를 유괴한 어느 바보와 한 형사의 이야기이다. 1권은 재밌었다. 주인공 캐릭터의 설정상 불쌍하면서도 도덕적으로는 용납이 안되는 행동을 이어나가기에 잘 되기를 바라는 동시에 응원하기가 선뜻 어려운 안타까운 그 사이 지점을 건드리고 있다. 세상이 힘겹고 악하기에 약자를 이용해먹으려는 많은 인물들이 등장하여 그를 끊임없이 죄악으로 이끌고 들어가고 주인공은 뇌의 장애로 인해 죄책감없이 어린아이의 순수한 마음으로 범죄를 저지른다. 그렇기에 1권의 발단과 전개까지는 흥미롭게 몰입할 수 있었지만 이후 2권부터의 사건 진행은 특별한 내용도 없을 뿐더러 특히 이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형사의 시선을 집.. 2023. 5. 19.
낯선 자의 일기 엘리 그리피스 작가의 스릴러 소설 낯선 자의 일기를 읽었다. 거의 중반까지 재미가 없다가 후반부 들어서서야 살짝 흥미가 끌리기 시작했다. 고딕소설이라는 장르에서 미스터리한 서사가 중요 요소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형식미도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구성의 형식도 있지만 문체의 형식도 있어서 독자가 읽었을 때 그 장르만의 문자적 유희를 느껴야 하는데 아쉽게도 늘 번역된 한글이 그것을 다 담아낼 수 없는 한계가 있어 그 부분이 아쉽기는 했다. 메인 서사와 서브 서사가 교차되는 이중플롯의 구조로 전개되었는데 이 역시 두 서사가 서로 완전히 상호작용을 한 것 같지는 않아 생각보다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하는 모습이 또한 아쉬웠다. 그래도 범인이 누구일지 의심하고 찾아보는 재미는 있었고 세 여성 캐릭터의 시점변화에 따른 이야.. 2023. 3. 10.
문화적인 것과 인간적인 것 김용석 저자의 철학 에세이 문화적인 것과 인간적인 것 을 읽었다. 현대 문화와 철학의 여러 개념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고찰한 책이었는데 몇몇은 별로였고 일부는 그럴 듯 했다. 철학은 인간을 설명하는 것이 기본인데 신이 인간을 창조한 존재라고 믿게 되면 이야기가 달라지므로 철학 분류 중 유신론쪽의 여러 사조가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무신론을 기반으로 두고 인간을 설명해야 인간 단독으로서의 사고와 개념을 정립할 수 있어서 신을 쏙 빼고 이야기하다 보니 언제나 사고 끝의 결론이 부질없는 것으로 맺게 되는 것이 안타까운 부분이었다. 그럼에도 여러 의견에서 생각보다 공감가는 부분이 있었고 일상을 살아가는 대중의 시선이 조금은 더 넓게 향하도록 도움이 되는 내용이 있었다. 특히 기술과 디지털이 발달한 현대에 와서 과거.. 2023. 3. 9.
가재가 노래하는 곳 델리아 오언스 작가의 소설 가재가 노래하는 곳 Where the Crawdads Sing 을 읽었다. 주머니에서 지갑을 열도록 만드는 표지의 낚시용 홍보문구가 눈길을 끌었는데 본문에 들어가기전 이 책에 대한 온갖 찬사를 서두에 상당량 정리하여 미리 설레발을 떤 것이 일단 별로였다. 글은 대부분 시적인 표현으로 가득해서 아름답긴 한데 불필요하게 느껴지는 면이 있었고 내용의 전개가 조금은 단순하고 뻔하게 흘러가 이야기 자체가 특별하다 느껴지진 않았지만 홀로인 1950년대 젊은 여성이 무엇을 할 수 있었겠기에 그래도 그 와중에 무언가를 이뤄내는 과정을 보는 것은 마음의 위안을 주었다. 살인사건을 추적하는 과정과 법정 장면의 간헐적 삽입은 헐리우드의 연출형식을 그대로 가져온 듯한 오래된 문법이었는데 후반부를 제.. 2022. 10. 14.
센 강의 이름 모를 여인 기욤 뮈소 작가의 소설 센 강의 이름 모를 여인 을 읽었다. 사실 초반 이목을 끄는 사건 전개는 흥미로워서 전반적으로 책을 재밌게 읽기는 했다. 하지만 너무 빠른 신간 출간 간격때문인지 급하게 써내려간 흔적이 눈에 띄었고 그만큼 개연성도 부실하고 플롯도 단순하여 마치 프렌차이즈 영화의 시리즈물의 후반 작품 정도 되는 양산형 퀄리티를 보여주어 안타까웠다. 주인공의 행보도 너무 일직선이서 입체적이지 못한데다 벌여놓은 떡밥을 회수하기 위한 수습장면도 어설펐고 그럴듯하게 보이기 위한 여러 아이템도 억지로 끼워넣다보니 이질감이 느껴져 이야기와 인물에 납득이 되질 못했다. 이렇게 되면 그의 초기작은 찾아 볼지언정 새로 나올 최신작은 보지 않게 되기 마련인데 그렇게 되지 않도록 되기를 바랄뿐이다. 2022. 06. 08 2022. 6. 30.
어른의 어휘력 방송작가 출신 유선경 저자의 책 어른의 어휘력 을 읽었다. 물론 책 제목처럼 다양한 표현법들과 한글의 풍부함을 소개해주고 있으나 책의 핵심은 단순한 말실력, 글실력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었다. 자신의 생각을 더욱 명확히 그리고 풍부히 전달하고자하는 의지가 조금씩 사라지는 단순한 시대를 살고 있는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이 주를 이루고 있어 책에서 약간은 어두운 기운이 느껴지기도 했다. 대충 말하고 퉁치고 넘어가는 대화 습관을 스스로 주의하여 조금씩 고치려고 하고 신경쓰려 할 때 아름다운 우리말이 더욱 빛나게 될 것이고 당신은 그 아름다운 말을 하는 그 사람이 될 것이다. 2022. 05. 08 2022. 5. 20.
정재승의 과학 콘서트 서적 '정재승의 과학 콘서트' 를 읽었다. 최근의 개정증보 2판은 아닌 2011년 10주년 기념 개정증보판이다. 책은 일상 생활이나 전문분야에서 흔히들 겪고 느끼는 여러가지 현상이나 이슈들로 인해 생겨날 수 있는 호기심이나 상상력을 과학적, 물리적으로 해석해보고 설명하여 과학을 좀 더 쉽고 흥미로운 것으로 안내하는 길잡이 같은 내용의 책이었다. 금융 같은 어려운 내용도 있었지만 대부분 쉽게 이해할 수 있어 재밌게 봤고 어떤 지식을 전달하기보다는 생각의 폭을 넓히는데 목적이 있기에 인간의 더 나은 미래의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 같은 것을 갖게 만들기도 했다. 안타까운 부분이라면 많은 과학자들이 그렇듯 기초가 진화론에 있다보니 어떤 현상의 원인과 목적을 우연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찾으려하는 자세가 있는데 누군가.. 2022. 5. 2.
그림의 힘 미술치료 전문가 김선현 저자의 책 '그림의 힘'을 봤다. 화보집보다는 작지만 일반 서적보다는 살짝 크기가 커서 그림을 시원하게 볼 수 있었던 것이 장점이었다. 그림에 앞서 먼저 간단한 설명이 앞 장에 서술되어 있어 어렵지 않도록 안내하고 있고 그림의 프린트 퀄리티를 높이기 위해 종이질에 신경을 썼다는 말대로 선명한 색감을 볼 수 있어 좋았다. 다양한 마음의 상태에 적합한 그림이 선정되어 있어 공감과 위로를 얻을 수 있었고 미숙하나마 미술공부도 함께 할 수 있었는데 그 중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던 작품들을 아래에 나열하다보니 대체로 화려한 그림을 좋아한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고 궁금하면 제목으로 검색하여 확인해보는 것도 재밌을 듯 하다. 존 밀레이 - 눈 먼 소녀 후고 짐베르크 - 부상당한 천사 오귀스트.. 2022. 4. 29.
가장 낮은 곳에서 피는 꽃 도서 가장 낮은 곳에서 피는 꽃 을 봤다. 저자는 이지성, 김종원이다. 주요 내용은 필리핀의 빈곤지역 톤도에서 살고 있는 아이들의 교육에 관한 이야기였다. 한국인 선교사가 봉사활동으로 톤도 아이들 교육을 개선키 위해 노력하고 더불어 부모의 가치관도 아이들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한 방향으로 바뀌며 그로인해 지역사회가 긍정적으로 변화한다는 그 곳의 현재를 취재한 기록을 담고 있다. 그 중 가장 핵심적인 주제를 뽑는다면 그 열악한 상황에서 아이들을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은 오직 진실된 사랑 하나 뿐이라는 것이고 우리 한국의 교육도 인격의 완성을 더 중시하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미래가 있으며 그 방법은 역시 아이들을 사랑으로 바라보는 것 이외에는 없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의 내용을 글에서 느껴지는 간절함때문에 뼈져리.. 2021. 9. 16.
베르나르 베르베르 - 기억 (총2권) 베르나르 베르베르 의 소설 기억 La Boîte de Pandore (원제: 판도라의 상자) 을 읽었다. 확실히 그의 소설은 읽는 재미는 보장해서 술술 잘 읽히긴 했다. 하지만 상상력이란 것이 최면이라는 다루지 않았던 소재를 가져오긴 했지만 육체와 영혼을 분리하는 그 구조가 숱한 전작들과 거의 다를바 없어서 새로운 것은 없었고 그마나 '죽음' 보다는 나았다는 생각은 들었다. 특히 기독교적 종교관을 무시하는 태도는 여전해서 유체이탈, 빙의, 미신, 전설, 샤머니즘 등 영적으로 더러운 것들은 다 가져와서 이야기를 꾸려 나간다. 소설로서도 이야기 중반까지는 그럴 듯 했지만 후반부는 벌여놓은 위기들의 수습을 어떻게 해야될지 몰라서 어설프게 마무리한 것이 눈에 확연히 띄어 야심에 비해 시시해져버린 용두사미의 전형.. 2021. 8. 5.
솔로문의 지혜 훔치기 도서 솔로문의 지혜 훔치기 를 읽었다. 마빈 토케이어라는 신학자이자 탈무드 해설가인 그의 글 중 일부를 편집하여 쉬운 에피소드로만 묶어 우리나라에서만 발간한 짜집기 책인듯 보인다. 탈무드의 전체는 굉장한 분량의 책이며 온갖 지식의 총망라이기에 함부로 언급하는 것이 어렵지만 이 책만 보자면 그 짧막한 우화들이 아이들도 물음표를 떠올릴 만큼 수준 낮은 말장난에 불과해서 크게 가치 있어 보이지는 않았다. 어릴 때 읽은 탈무드는 지혜라고 생각했지만 이번에 본 탈무드의 일화들은 아집과 교만 외에는 아무것도 발견할 수 없었다. 2021. 07. 31 2021. 8. 5.
클레어 맥킨토시 - 너를 놓아줄께 소설 너를 놓아줄께 I LET YOU GO 를 읽었다. 장르는 범죄 스릴러이고 전직 경찰공무원이었던 클레어 맥킨토시 저자의 데뷔작이라고 한다. 책은 몰입도가 상당히 높아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가만보면 사실 내용 자체는 단순했다고 보는데 시간을 잘게 쪼개 순서배열을 재조합함에서 나오는 미스터리함이 다음 내용을 궁금하게 만드는 효과적인 연출이어서 흥미로웠고 때문에 영화 제작으로도 적합해 보였다. 결국 나쁜 남자 빌런 한 명에 의해 모든 비극은 완성되었고 반전과 마지막 연출이 헐리우드 작법과 유사해서 마치 꽤 많이 봐왔던 스릴러 영화의 영상이 머리속에 떠올려지듯이 펼쳐졌던 것은 대중적이고 오락적인 면에서 접근성이 좋았다고 보지만 또한 그래서 작위적이라는 느낌도 지울 수 없었다. 딱 지금 무더위를 잊고 싶을.. 2021. 7. 26.
밀로라드 파비치 - 카자르 사전 도서 카자르 사전 을 읽었다. 시인 밀로라드 파비치의 1984년작 소설이다. 소설로 분류되지만 책속 전반적인 큰 흐름과 상당수의 인물들은 실제라 추정된다. 왜냐하면 이 책은 소설화되었기는 하지만 한 민족의 역사책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카자르 국가와 유대인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앞서 열세번째지파 책의 리뷰에서 다뤘기 때문에 언급하지 않겠다. 책은 대단히 미스터리한 내용을 품고 있었고 그 형식도 이채롭다. 기본적으로 남성판과 여성판으로 나뉘고 있고 그 속은 다시 레드북-기독교, 그린북-이슬람교, 엘로북-유대교로 구분된다. 각 파트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대부분 인물의 이름이 소챕터가 되고 사전은 바로 인물을 소개한 인물사전임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각 인물들은 다른 종교의 인물들과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책의 앞뒤.. 2021. 7. 12.
파울로 코엘료 - 연금술사 파울로 코엘료의 1988년작 소설 연금술사, O Alquimista, The Alchemist 를 읽었다. 양치기 산티아고의 이집트 사막에서의 보물찾기 이야기이다. 제목이 연금술사이고 보물찾기 이야기이니 추측대로 자아니 신이니 하는 영과 마음에 대한 주제로 귀결된다. 문장이 쉽고 동화스러운 면이 있으며 판타지하고 내면을 들여다보는 깊이를 지닌 전체적인 성격상 자연스레 어린 왕자와 닮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개인적으로 구도 스토리를 썩 좋아하진 않는데 의미없다 생각하기 때문이고 솔직히 이 책의 자아의 신화를 위한 여정도 아름답거나 심오하다는 인상을 받지는 못했다. 사춘기 성장기의 소년이 나는 무엇으로 사는가 하는 고뇌를 그린 정도라고 생각되고 그런 의미에서 중학생 추천도서로서 적당하다고 본다. 유명한 책이고.. 2021. 7. 9.
헤르만 헤세 - 데미안 헤르만 헤세 의 1919년작 소설 데미안 Demian 을 읽었다. 언젠가 봐야지 하다 이제보게 되었다. 십대 청소년이 읽으면 딱 좋을 만큼 철학과 사상의 혼란스러움이 정체성을 찾아가는 시기의 자라나는 젊은 이들의 모습과 생각을 잘 드러내주고 있어 무척 많은 부분에서 공감을 얻을 수 있었다. 반면 그 내용과 깊이가 꽤 심오한 부분이 있어 청년 혹은 청소년의 이야기임에도 그 나이때들이 읽어서는 다 이해못하는 부분이 많을 수 있고 오히려 시간이 한참 지난 후 어른으로서 무르익어서 읽었을 때야 책의 문장과 심정을 깨닫는 부분이 있어서 아이러니함을 느끼기도 했다. 중2감성의 허세가득한 시적 표현들이 많은 만큼 SNS 소품용 책으로 딱 알맞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2021. 04. 09 2021. 4.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