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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Book

가재가 노래하는 곳

by pinike 2022. 10. 14.

델리아 오언스 작가의 소설 가재가 노래하는 곳 Where the Crawdads Sing 을 읽었다.
주머니에서 지갑을 열도록 만드는 표지의 낚시용 홍보문구가 눈길을 끌었는데 본문에 들어가기전 이 책에 대한 온갖 찬사를 서두에 상당량 정리하여 미리 설레발을 떤 것이 일단 별로였다.
글은 대부분 시적인 표현으로 가득해서 아름답긴 한데 불필요하게 느껴지는 면이 있었고 내용의 전개가 조금은 단순하고 뻔하게 흘러가 이야기 자체가 특별하다 느껴지진 않았지만 홀로인 1950년대 젊은 여성이 무엇을 할 수 있었겠기에 그래도 그 와중에 무언가를 이뤄내는 과정을 보는 것은 마음의 위안을 주었다.
살인사건을 추적하는 과정과 법정 장면의 간헐적 삽입은 헐리우드의 연출형식을 그대로 가져온 듯한 오래된 문법이었는데 후반부를 제외하면 책의 흐름과 완전히 결합되지 못해 겉도는 느낌을 주고 있어 형식의 장점을 활용하는데 있어 아쉬움이 남는다.
누가 그를 죽였을까 계속 추리해보지만 아무래도 정황상 마땅한 사람이 없었던 것을 생각하면 이 책의 결말이 그래도 적당해 보이기는 한데 개인적으로는 늪과 자연의 이야기인 만큼 황새 같은 동물에 의해 이루어진 사건이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상상도 해본다.
이 책만의 개성인 늪에서의 외로운 생활이 가장 정체성을 잘 드러내는 부분인듯하고 그런 만큼 그 세계를 꽤 전문적으로 상세히 다룬 부분은 머리속으로나마 간접체험할 수 있어 좋았다.
분명히 책이 나쁘지는 않았지만 홍보의 내용만큼 대단한 정도였는가 하면 그 만큼은 아니었다고 생각이 들기에 너무 과한 평가는 자제하는 것이 좋을 듯 하다.
책의 중간 정도를 읽고 있는 사이 마침 영화도 나와서 나머지를 빨리 읽게 만드는 명분이 생겨 완독시기가 더 늦어지지 않았던 것이 다행이었다.

 

2022. 10.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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