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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Book

낯선 자의 일기

by pinike 2023. 3. 10.

엘리 그리피스 작가의 스릴러 소설 낯선 자의 일기를 읽었다.
거의 중반까지 재미가 없다가 후반부 들어서서야 살짝 흥미가 끌리기 시작했다.
고딕소설이라는 장르에서 미스터리한 서사가 중요 요소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형식미도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구성의 형식도 있지만 문체의 형식도 있어서 독자가 읽었을 때 그 장르만의 문자적 유희를 느껴야 하는데 아쉽게도 늘 번역된 한글이 그것을 다 담아낼 수 없는 한계가 있어 그 부분이 아쉽기는 했다.
메인 서사와 서브 서사가 교차되는 이중플롯의 구조로 전개되었는데 이 역시 두 서사가 서로 완전히 상호작용을 한 것 같지는 않아 생각보다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하는 모습이 또한 아쉬웠다.
그래도 범인이 누구일지 의심하고 찾아보는 재미는 있었고 세 여성 캐릭터의 시점변화에 따른 이야기가 흥미롭게 다가오기도 했다.
사실 조금만 더 추리하면 금새 범인이 누구인지는 확실히 좁혀지는데 막상 글을 읽는 동안에는 그런 생각을 못하고 문장의 흐름에 따라 생각이 이어지기 마련이라 이럴 때는 잠시 멈추고 생각해보면 될 것을 그게 잘 안되기 때문에 뒤늦게야 깨닫는 경우가 많고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그래도 책이 범인을 밝히기전에 뒤늦게서라도 범인을 알아차린 건 문제의 정답을 맞춘 혼자만의 즐거움이긴 했다.
알 수 없는 단서와 흔적들,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우는 으스스한 분위기와 어디선가 존재할 듯한 유령까지 GOTH 느낌을 받을 수 있는 현대식 고딕소설 한 편을 이렇게 읽을 수 있어서 좋은 경험이었다.

 

2023. 03. 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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