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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Book

문화적인 것과 인간적인 것

by pinike 2023. 3. 9.

김용석 저자의 철학 에세이 문화적인 것과 인간적인 것 을 읽었다.
현대 문화와 철학의 여러 개념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고찰한 책이었는데 몇몇은 별로였고 일부는 그럴 듯 했다.
철학은 인간을 설명하는 것이 기본인데 신이 인간을 창조한 존재라고 믿게 되면 이야기가 달라지므로 철학 분류 중 유신론쪽의 여러 사조가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무신론을 기반으로 두고 인간을 설명해야 인간 단독으로서의 사고와 개념을 정립할 수 있어서 신을 쏙 빼고 이야기하다 보니 언제나 사고 끝의 결론이 부질없는 것으로 맺게 되는 것이 안타까운 부분이었다.
그럼에도 여러 의견에서 생각보다 공감가는 부분이 있었고 일상을 살아가는 대중의 시선이 조금은 더 넓게 향하도록 도움이 되는 내용이 있었다.
특히 기술과 디지털이 발달한 현대에 와서 과거 철학이 지금은 어떻게 작용하고 어떤 방식으로 변화하는지 정리한 작가의 견해는 예술의 대중화와 자본주의적인 측면에서 꽤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어 참고할 만 했다.
책 거의 전반에 걸쳐 작가의 의견과 싸워가며 노트하면서 책을 읽었고 그래서 충분히 토론을 할 수 있어 좋았다고 생각했지만 후반부에 이르러 행성이주나 외계인까지 나오면서 시들해지고 말았다.
과거의 위대한 철학가가 자신만의 시그니처를 남긴 업적이 있기에 가끔 현대 철학가나 미래학자도 자신의 이름을 후대에 남기고 싶어 새로운 어떤 패러다임을 만들어 그것에 이름을 붙여 유행되기를 바랄 때가 있나 보다.
제 3의 물결 책이 나왔을 때 당시 꽤 열심히 읽었지만 무슨 말인지 잘 이해하지 못했던 기억이 있는데 지금은 그에 반박하는 내용은 이미 유행이 지났고 이제는 기억하는 사람마저 별로 없는 것 같다.
실은 과거의 철학도 개인적으로는 말장난에 불과하다 하고 싶지만 - 철학은 종교 아래에 있기 때문에 - 역사적으로 이룬 성과가 너무나 방대해 한낱 미물같은 한 개인의 의견은 의미가 없을테다.
다만 작가의 말대로 요즘의 변화란 판매를 위한 것이기에 무언가 새로운 것을 들고 나왔다면 진심으로 달라져야한다는 필요성보다는 또 다른 새 것을 내놓아 이익을 얻겠다는 의도로 보일 수 있기에 철학에서 마저 그런 것은 조심스러워 해야할 것 같다.
쉽지 않은 내용이었지만 흥미로웠고 평소 자잘하게 생각해왔던 단편적인 견해들을 덕분에 종합 정리해볼 수 있어서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2023. 03. 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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