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 그리피스 작가의 스릴러 소설 낯선 자의 일기를 읽었다.
거의 중반까지 재미가 없다가 후반부 들어서서야 살짝 흥미가 끌리기 시작했다.
고딕소설이라는 장르에서 미스터리한 서사가 중요 요소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형식미도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구성의 형식도 있지만 문체의 형식도 있어서 독자가 읽었을 때 그 장르만의 문자적 유희를 느껴야 하는데 아쉽게도 늘 번역된 한글이 그것을 다 담아낼 수 없는 한계가 있어 그 부분이 아쉽기는 했다.
메인 서사와 서브 서사가 교차되는 이중플롯의 구조로 전개되었는데 이 역시 두 서사가 서로 완전히 상호작용을 한 것 같지는 않아 생각보다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하는 모습이 또한 아쉬웠다.
그래도 범인이 누구일지 의심하고 찾아보는 재미는 있었고 세 여성 캐릭터의 시점변화에 따른 이야기가 흥미롭게 다가오기도 했다.
사실 조금만 더 추리하면 금새 범인이 누구인지는 확실히 좁혀지는데 막상 글을 읽는 동안에는 그런 생각을 못하고 문장의 흐름에 따라 생각이 이어지기 마련이라 이럴 때는 잠시 멈추고 생각해보면 될 것을 그게 잘 안되기 때문에 뒤늦게야 깨닫는 경우가 많고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그래도 책이 범인을 밝히기전에 뒤늦게서라도 범인을 알아차린 건 문제의 정답을 맞춘 혼자만의 즐거움이긴 했다.
알 수 없는 단서와 흔적들,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우는 으스스한 분위기와 어디선가 존재할 듯한 유령까지 GOTH 느낌을 받을 수 있는 현대식 고딕소설 한 편을 이렇게 읽을 수 있어서 좋은 경험이었다.
2023. 03. 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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