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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본 영화

잔느 딜망

by pinike 2023. 7. 12.

부산현대미술관 2023 부산모카 시네미디어 영화의 기후: 섬, 행성, 포스트콘택트존 전시회 작품 중 1975년작 벨기에 영화 잔느 딜망 Jeanne Dielman, 23 Quai Du Commerce, 1080 Bruxelles 을 봤다.
평범한 일상을 지내는 한 주부의 3일간의 생활 모습을 그대로 담은 영상이다.
그녀는 청소하고 요리하고 장을 보고 식사를 하고 커피를 마시고 매춘을 하고 다시 요리하고 아들과 식사하고 대화하고 잠든다.
다음 날도 똑같이 청소하고 요리하고 장을 보고 식사하고 떨어진 단추를 수선하기 위해 외출을 하고 커피를 마시고 매춘을 하고 요리를 하지만 어딘가 모르게 어제와는 약간 다르게 평소 반복해왔던 일상 속 행위에서 작은 실수를 일으킨다.
그리고 똑같이 다음 날을 맞이하고 늘 그랬던 것처럼 청소하고 요리하며 하루를 보내다가 큰 변화를 맞이하게 된다.
헐리우드의 상업적 카메라 쇼트 연출을 배제하고 고정된 앵글로 배경음악없이 3시간 가까이 그녀의 작은 일상속 행동을 바라보는 영화감상은 상당한 인내심을 요구했다.
하지만 마지막 단 한순간의 충동적인 행위를 위한 모든 빌드업이었다는 생각을 하면 오히려 지루하고 반복되는 일상의 그 시간을 함께 공유하며 직접 체험하게 하는 이런 방식이야 말로 그녀를 온전히 이해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라고 감독은 믿었던 것 같다.
당시 억압되어 있던 여성의 심리를 표현하기 위한 작품이었다 하지만 현실은 지금의 주부들도 여전히 똑같이 겪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에 마음이 씁쓸해지기도 한다.
여러모로 대단했고 굉장한 영화였다.

 

2023. 06.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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