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원작 영화 아이리시맨 The Irishman 을 봤다.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연출작이고 로버트 드 니로, 알 파치노가 출연한다.
러닝타임이 3시간반 정도로 꽤 긴 편이었음에도 영화는 상당히 몰입감이 있어 재밌었고 완성도 역시 감독의 명성답게 훌륭했다.
보면서 영화의 내용은 갱스 오브 뉴욕을, 연출의 형식은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와 닮았다는 인상을 받았는데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1950년대에서 거의 2000년대까지 특히 70년대에 가장 활발히 활동한 한남자의 범죄조직에서의 활약과 그와 함께한 주변 인물들의 모습, 변화하는 사회상과 역사를 보여주며 영화는 미국의 한 단면을 드러내는 이야기를 전하고 있었다.
장대한 서사시의 느낌이 있었는데 만약 그저 단순히 한사람의 개인역사의 나열에만 그쳤다면 오락과 정보를 전달하는 에피소드 정도로 다가왔을텐데 영화 전체를 관통하며 전하는 메시지가 상당히 철학적이었던 부분에서 의미가 깊다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결국 모든 것은 변화하고 옛 것은 사라지고 나의 수고는 잊혀지기에 나는 무엇을 옳다 믿고 어떤 가치에 기대며 살아야 하나 질문을 던진다.
만약 자신이 붙잡고 살았던 그 가치가 썩어 없어질 세상적인 것이라면 결국 남는 것은 허무함밖에 없다는 것을 영화는 보여주고 있다.
클래식한 배우들의 젊은 모습을 보여주는 디에이징 기술은 좋은 시도이긴 했지만 아직은 기술적으로 완전하진 않아 이질감이 들었던 것은 아쉬웠다.
제작 전부터 배급사가 넷플릭스여서 영화의 본질에 대한 질문과 향후 소비방식의 변화에 관한 논점이 화두가 되었었던 것을 기억한다.
그래선지 이제는 꼭 양산형 대기업 제품이라고 예술품을 못만들어내라는 법은 없다는 생각을 가질 때가 된 시기가 도래한 듯 해보인다.
2021. 11. 3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