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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본 영화

더 스트레인지 컬러

by pinike 2021. 11. 9.

2013년작 프랑스 영화 더 스트레인지 컬러 L'etrange couleur des larmes de ton corps, The Strange Colour of Your Body's Tears 를 봤다.
구글에는 '네 몸에서 흐르는 눈물의 이상한 색깔' 로 한제가 표기되어 있는데 정식제목은 무엇인지 알 수 없다.
출장에서 돌아온 남자는 사라진 아내를 찾다 그 건물의 벽뒤에 비밀이 있음 알게 된다.
장르가 초현실 미스터리 스릴러이기에 확실히 컬트한 진행과 구성은 데이빗 린치 감독을 떠올리게 하고 강렬하며 클래식한 이미지의 나열과 자극적 연출은 다리오 아르젠토 감독을 연상시킨다.
그만큼 정형화된 시나리오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었기에 프랑스 예술영화의 피곤함을 오랫만에 느껴 볼 수 있었고 과도한 클로즈업과 극명한 명암비 같은 기괴한 영상과 개연성을 알 수 없는 짧고 난해한 편집덕에 그들만의 예술세계를 엿볼 수 있는 독특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영화는 내용보다는 형식미를 더욱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조의 계통을 이어온 듯 하고 그것이 정통 지알로 부류에서 이어온 것인지 재료들만 가져온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별로 중요하지도 않을뿐더러 어쨌건 예전 유행했던 미적 방식을 나름대로는 개성있게 표현한 듯은 보였다.
너무 강조된 이미지덕에 시각적으로 부담스러운 피로도가 쌓이고 반복되는 몇몇 코드들이 의도를 파악하기가 어려워 보기 쉽지 않은 부분이 있었으나 뮤직비디오를 연상케하는 클래식하면서 상징성을 부여하는 독특한 연출들은 미술관 한켠에 틀어놓아도 어울릴 것 같은 영상미를 제공해주고 있어 눈길을 붙잡았다.
결국 영화가 표현하고자한 주제는 내면 깊이의 성적욕망이지 않나 생각을 하게 되는데 벽안에서의 미로같은 모습과 그 곳에서 일어나는 은밀하고 잔혹한 사건들을 통해 그 내밀하고 원초적인 본능을 파헤치고 있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워낙 파편적이고 혼란스러운 편집이어서 컷을 나누고 붙이는데에 가장 많은 공을 들여보인 것 같지만 의외로 촬영분도 꽤 많아서 정성도 많이 들이고 시간도 많이 써 보이는 컷들이 눈에 많이 띄었고 그것에 적합한 연기도 제대로 해내주고 있어서 보기보다 치밀한 각본이지 않았나 생각해보게 된다.
디즈니와 마블의 고칼로리 기성품에 적응한 눈높이를 불편한 예술 장르를 통해 굳이 희석해보는 연단의 관람시간이었던 것 같다.

 

2021. 11.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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