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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본 영화

에브리띵 윌 비 파인

by pinike 2021. 11. 3.

2015년작 영화 에브리띵 윌 비 파인 Every Thing Will Be Fine 을 봤다.
드라마 장르에 1984년작 파리텍사스로 유명한 독일 감독 빔 벤더스의 연출작이고 제임스 프랑코, 레이첼 맥아담스, 샤를로뜨 갱스부르 가 출연한다.
작가인 남자는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눈썰매를 타는 아이를 치는 사고를 겪게 되고 이후 그와 그의 애인과 아이의 엄마는 아픔을 견뎌내야하는 시간을 갖게 된다.
영화는 편안하게 보기 좋았고 작가의 행보가 썩 맘에 들지 않긴 했지만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은 들었다.
사고에 대한 가해자와 피해자의 고통을 다루기는 했지만 워낙 성숙한 문화시민인 덕인지 격하고 과장된 감정이 표현된 장면이 없다시피한 것은 신파를 사랑하는 한국사람들이 보기엔 매운 맛이 없는 간이 배지 않은 싱거운 맛으로 다가왔을 법하고 게다가 그 아픔과 슬픔을 현실적으로 다루기보다는 서정적으로 아름답게 포장한 것에 가까워 크게 공감하기가 어렵긴 했지만 큰 시련이 지나간 후 남은 미련을 수습하는 감정선으로 본다면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했다.
영화 최후반부 그는 오줌을 싼 소년을 안아주고 헤어진 후 카메라를 보며 미소를 짓는다.
얼핏, 소년의 남아있는 앙금과 작가의 오래된 위선을 진심어린 이해와 위로로 내려놓으며 희망을 이야기하는 장면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그의 웃는 그 미소를 보건데 끝까지 이 감정마저 소설의 소재로 쓰기 좋은 먹잇감을 발견한 속물의 모습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어느 예술가가 헤어진 연인을 생각하며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고 연기하며 작곡하고 그림을 그린다면 그것은 영감인가 위선인가 생각해보면 그 창작의 경계선이 불분명해 선악을 함부로 규정짓기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런 의미에서 감독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영화속 작가를 나쁘게 보기에는 많은 것들이 걸린다.
그렇기에 가장 정직하게 표현되어서인건지 레이첼 맥아담스가 제임스 프랑코의 뺨을 때리는 장면이 인상깊게 기억에 남는다.

 

2021. 11.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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