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작 한국영화 쌍화점 을 봤다.
유하 감독이 그 전작 비열한 거리에서 조인성과의 작업이 잘 맞았다고 생각한 건지 한 번 더해본 모양이다.
영화는 오그라드는 부분이 조금 있었지만 대체로 재밌었고 사극으로 잘 선택되지 않는 고려시대를 배경으로 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쌍화점은 충렬왕 시대의 고려가요이지만 실 영화는 공민왕 당시의 혼란스럽고 음란했던 시대상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 두 남주인공 주진모, 조인성보다는 열일하며 매력을 뿜어낸 송지효가 맡은 왕비에 대한 정보가 더욱 궁금해졌고 검색하니 원나라 왕의 딸인 노국대장공주 패아지근씨 (보르지긴 부다시리 Borǰigin Budaširi 孛兒只斤 寶塔實里 패아지근 보탑실리) 라는 정도의 내용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모든 비극의 원인이 무엇인가 생각해보면 주진모가 아이를 낳을 수 없는 것인가, 궁에만 있던 조인성이 여자맛을 알아버린 것인가, 조인성과 송지효가 사랑에 빠져버린 것인가 하다가도 결국은 그런 인생을 살아갈수밖에 없었던 당시의 역사 그 자체였지 않았나 하게 된다.
배우들의 연기는 대체로 좋았지만 아무래도 주인공인 조인성의 연기톤이 아직은 여물지 않았던 건지 살짝 어색한 느낌이 있었고 특히 '뭐?' 하는 대사가 유독 많아 우습기도 했다.
늘 그렇듯 별 정보없이 보다가 당시에는 그다지 유명하지 않았던 송중기, 조진웅, 여진구 를 볼 수 있었던 것도 재미요소 중 하나였다.
허술한 연출도 간혹 눈에 띄었지만 볼꺼리는 따로 있었기에 그 외 장면들은 크게 중요하게 느껴지지 않았던 점이 이 영화의 장점이자 단점이었다.
2021. 03.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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