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작 영화 아트 오브 겟팅 바이 The Art of Getting By 를 봤다.
감독의 첫 장편 데뷔작으로 보이고 주연으로는 이 영화가 10년전 개봉작이지만 언제 이리 컷나 생각이 들었던 어거스트 러쉬의 그 꼬마 프레디 하이모어 이고 여주인공은 이츠 카인드 오브 어 퍼니 스토리 를 시작으로 하여 작년 파라다이스 힐스 까지 인상깊게 봤던 엠마 로버츠가 출연한다.
보다보니 영화의 결말에서 이 영화의 정체성이 결정된다 느껴졌고 남자가 여자와 이루어지지 않으면 여운이 남는 수작이 될테고 이루어진다면 흔한 로맨스 영화 정도로 말아버리는 선택점이었다 생각했는데 결국 헐리우드는 무난한 상업성에 손을 들었다.
초반 시작이 죽음에 대한 원초적 고민과 그에 따른 삶의 회의감 같은 십대 청소년의 가치관 혼란이라는 화두를 던지고 있고 뒤이어 날라리 같은 미모의 여친을 만나게 되며 성적 욕망과 순수한 사랑과 언제든 가능한 외도 사이 갈등이 아슬아슬하게 줄타기 하고 있어 심리적으로도 복잡한 상태에 이르게 하는 연출을 보여주었기에 결말까지 세상의 냉정함을 솔직하고 날카롭게 표현했더라면 좋은 성장영화로 남았을텐데 그러지 못해 아쉬웠다.
소년의 재능을 알고 도와주려는 선생님들의 쿨한 자세는 클리셰적이고 유치해서 썩 내키지는 않았지만 너무 무거워지는 것을 방지하고자한 장치정도로 생각했고 숙제를 마치고 특히 그림을 완성시켜 검사받는 오글거리는 부분은 교과서적인 결말을 위한 의례적이고 상투적인 복붙 연출이어서 별 의미는 없어 보였다.
다만 아무리 소녀가 걸레짓을 하고 다녀도 상처받지 않을만큼의 내면의 단단함을 바라기에는 소년의 정신과 육체가 너무 여려 보였던 것이 안타까운 동시에 매력으로 다가오는 부분이기도 했다.
2021. 01.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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