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현대미술관 2023 부산모카 시네미디어 영화의 기후: 섬, 행성, 포스트콘택트존 전시회 작품 중 라브 디아즈 감독의 필리핀 영화 부서지는 파도 When the Waves Are Gone, Kapag Wala Nang Mga Alon 를 봤다.
러닝타임이 세시간이 살짝 넘고 흑백 영상이며 전시회 작품에 걸맞게 롱테이크, 고정된 앵글, 느린 속도의 전개 같은 비상업 영화의 특징을 고루 갖췄다.
미제사건 전문 경찰인 남자는 바쁜 업무에 집을 비운 사이 아내가 다른 경찰과 바람피우는 것을 확인하고 두 사람에게 폭력을 가하고 일선에서 물러난다.
그는 최근 연이은 길거리 살인사건의 시신을 보면서 스트레스성 피부염이 생기고 갈수록 온 몸에 퍼져나간다.
윗선의 권력으로 막 조기출소한 범죄자인 또 한 명의 남자는 남은 삶을 조용히 살아볼까 고민도 해본 것 같지만 어느 경찰이 자신의 가족에게 행한 사건을 잊지못해 복수를 단행하기로 하고 그의 행적을 뒤 쫓으며 애꿏은 윤락녀와 경찰의 누나 마저 살해한다.
쫓고 쫓기는 여정의 마지막에 이르러 큰 파도가 휘몰아치는 어느 부둣가에서 두 사람이 만나 이 끈질긴 연의 매듭을 결단내게 된다.
영화는 아무래도 지루한 편이었지만 뚜렷한 스토리텔링 덕에 생각보다 몰입도는 나쁘지 않았다.
결국 영화는 현재 필리핀의 온갖 갖은 병폐와 썩은 문제점들을 온전히 두 사람의 스토리에 담아서 드러내려 했고 범죄자였던 남자는 마지막 순간에 이 모든 원흉에 대해 목놓아 소리치며 대사를 던진다.
"국가가 우리를 범죄자로 만들었다. 망해라 필리핀"
범죄자 천국인 현재의 필리핀은 정말 망하는 것 말고는 희망이 없는 걸까.
2023. 06.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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