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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본 영화

잠이 가진 그녀의 집

by pinike 2023. 4. 10.

2021년작 스콧 발리 감독의 영화 잠이 가진 그녀의 집 Sleep has her house 을 봤다.
부산현대미술관 2023 부산모카 시네미디어 영화의 기후: 섬, 행성, 포스트콘택트존 전시회 작품 중 하나이다.
딱히 내용이라고 할만한 것은 없었는데 영화 초반 자막의 내용이 이후 영상으로 펼쳐지는 구성으로 꾸려진다
깊은 밤 짙게 드리워진 어둠의 숲속에서 들려오는 물소리, 벌레소리, 바람소리 등의 백색소음이 거의 사용되지 않은 빛과 함께 희미하게 보여지며 본격적인 ASMR의 정체성을 선보이며 관객을 어떻게든 잠재운다.
움직이는 것은 물안개와 구름, 달빛과 별빛 정도가 전부인 색깔마저 지워버린 영상은 관객을 오래 의자에 붙들어 놓고 싶은 의지가 전혀 보이지 않는 전시작품임을 다시한번 확인시켜준다.
그래선지 이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봐야하는 상업영화가 아닌 잠깐 보고 지나칠 수 있고 짧게 봤지만 잠깐이라도 눈을 붙일 수 있었다면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 할 수 있는 정성들여 촬영한 다크한 ASMR 영상물이기에 따라서 감상용이 아닌 체험용 영화인 셈이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거의 또렷한 정신으로 감상하긴 했지만 중후반부 클로즈업된 말이 걸어가는 말발굽소리와 천둥소리가 박자에 맞춰 들려올 때 가장 눈이 감기는 효과를 경험할 수 있었다.
자연의 일면과 소리를 듣고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전시의 주제와 상통하는 일맥이 있고 어떻게 보면 환경이 파괴될 때 이 영화에서 보여주고 들려주었던 자연의 모습을 더이상 찾을 수 없을 지도 모른다는 메시지도 굳이 끄집어 낸다면 가능할 수 있겠다.
8월까지 이어지는 행사이기에 웬만하면 자주 찾아가 다른 작품도 감상해보려 한다.

 

2023. 04. 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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