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서부 전선 이상 없다 All Quiet on the Western Front, Im Westen Nichts Neues 를 봤다.
1929년작의 원작 소설, 1930년작의 아카데미 수상작의 영화가 이미 명작의 반열에 오른 반전영화의 대명사인 작품의 넷플릭스판 리메이크작이다.
처참한 영상과 충격요법의 음악이 매우 인상적이고 전쟁의 참상을 드러내는 연출은 압도적이기에 영화는 상당히 재밌게 감상할 수 있지만 그것이 전해주는 메시지는 묵직하면서 안타깝기만 하다.
두가지의 시선을 이 영화에서 느낄 수 있는데 첫째는 귀하고 아까운 수많은 생명이 너무도 소모적으로 하찮게 죽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어떻게 인간이 이럴 수 있나 허탈해하게 되고 두번째는 주인공이 독일군이고 둘러싼 환경도 독일군들 중심이라 그들의 목숨을 건 전투나 위험하고 안타까운 상황에 놓여질 때 혹여 잘못될 까봐 매우 긴장하며 감상하지만 그렇다고 빌런처럼 비쳐지는 프랑스 군인을 죽이고 나아갈 때는 과연 관객이 주인공인 독일군을 응원할 수 있느냐 하면 그렇지 못하는 되는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는 점이다.
다시말해 이런 상황은 누가 더 잘못했고 우린 누구의 편을 들어야 하나 하는 문제를 넘어서 그 자체로 일어나선 안될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일테다.
가끔 이렇게 목적이 또렷한 영화를 보고 있자면 영화 자체로서의 완성도도 중요하지만 조금 부족하더라도 그것이 전하는 메시지를 우리는 기억해야 되는 것 아니냐 하며 그 영화의 가치를 일부 상향시키려는 태도가 있기도 한데 엄밀히는 영화의 완성도가 떨어지면 메시지도 명료하지 못하고 그 의미도 퇴색되기 때문에 오히려 보는 이에게 반감만 살 수 있으므로 아무리 좋은 주제를 들고와도 그것을 잘 풀어 이야기 해내지 못한다면 가치를 높게 평가하지 않는 것이 옳은 것이라는 의견이 있기도 하는 것을 생각하면 이 영화는 그런 의미에서 뛰어난 영화라고 말 할 수 있겠다.
우리 모두는 속세를 살아가는 어리석은 인간이기에 국가 이익간 충돌은 어쩔 수 없이 발생한다 하더라도 외교적 해법의 영역이지 결코 무력충돌은 있을 수 없다는 인식은 잊지 않아야 겠다.
2023. 03.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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