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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본 영화

야생지대

by pinike 2022. 4. 22.

2016년작 맥시코 영화 야생지대 La region salvaje, The Untamed 를 봤다.
아마트 에스칼란테 감독의 이름이 아직은 낯선데 필모를 보니 예술영화로서 입지를 쌓아가고 있는 실력있는 인물인 것으로 보인다.
매우 독특하고 기이하며 미스터리한 영화였는데 외계인인지 괴물인지 알 수 없는 무엇이 퍼트리는 기운 혹은 전염성 같은 것이 서서히 생명체에 야릇한 성적 쾌감을 전파하며 헤어나올 수 없게 만드는 영화의 분위기가 무척 난해하게 다가왔다.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동물들까지도 교미에 중독되는 것을 보며 원초적인 즐거움을 추구하는 본능의 모습과 사회적 관계의 이성 사이에서 오히려 본성에 충실할 때 행복에 가까워지고 그 외에는 대수로운 것이 아닌 것처럼 표현한 묘사가 예사롭지 않다.
주인공 여성을 통해 맥시코 사회에서 여성의 위치에 대한 불합리함을 드러내는 부분이 문화적 정치적 메시지를 담고 있지만 굳이 촉수의 노예라는 소재를 사용하며 그리기에는 시원치 않은 부분이 있다.
이 곱창괴물은 그동안 한 번도 폭력적이었던 적이 없었다는데 마지막에는 그럼 그렇지 라고 여길만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중독의 실체란 이용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라는 것을 말하고자 한 것인지도 모르지만 그렇다면 그것대로 이야기가 이상해진다.
피묻은 흰 옷을 입은체 아무렇지 않게 어린이집을 찾아가 아이들을 하교시키는 모습 중간에 영화가 무심히 끝나는 것은 지금 현대인의 내면의 진행상태가 이 모습 이대로라는 것을 말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본능과 문명 사이 아이러니는 씁쓸하지만 영화를 보고 있자니 짐승처럼 사는 것도 그렇게 나쁠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긴 했다.

 

2022. 04.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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