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내가 본 영화

1987

by pinike 2021. 9. 6.

2017년작 한국영화 1987 1987:When the Day Comes 을 봤다.
한국영화에서 신파가 아닌 진정 가슴에서 우러나와 눈물을 자아내게 만든 영화를 또 언제 봤었었나 되짚어본다.
이 영화를 보면서 두가지 생각을 했다.
하나는 나는 왜 이 영화를 이제야 봤을까 이고 또 하나는 나는 저렇게 할 수 있을까 였다.
지금의 나는 겁많고 나약하고 몸을 사리고 세상에 익숙하고 남의 억울함에 눈을 감는 형펀없는 현실주의자 가 되어 버렸는데 김태리가 강동원을 바라보는 그 시각을 가진 한명으로서 과연 나는 불의에 맞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가 하는 큰 무게감과 부담감을 질문하는 영화로 다가왔다.
만약 목숨을 걸고 정의를 위해 싸우는 그들이 없었다면 나는 지금 어떻게 지내고 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면 그들의 숭고한 정신은 이루 말할 길이 없다.
전두환 정권 당시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에서 이한열 피격사건으로 이어지는 이야기는 이 땅에서의 자유가 수많은 사람들의 피값으로 치뤄진 열매인 것을 보여준다.
대체로 역사를 다룬 영화들이 각색을 통한 픽션이 많은 반면 이 영화는 거의 대부분 이미 우리가 알고 있던 내용들을 생생히 재현하는 것으로 연출되어 있어 더욱 피부로 체감하는 효과가 컸다.
더욱이 디테일한 부분에서 인간적인 요소를 가미한 각본이 이야기를 풍성하게 해주어 다큐가 아닌 영화적인 면에서도 매력이 있어 몰입도가 상당해 눈을 뗄 수 없이 재밌게 보기도 했다.
특히 수많은 유명 배우들이 대거 출연하여 평소 볼 수 없었던 캐릭터를 연기하는 모습은 의외로 감동적이었다.
장준환 감독의 전작인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 를 당시에 본 기억이 있는데 이 영화에서의 인연으로 김윤석과 여진구의 출연이 이어지지 않았나 예상할 수 있다.
이 이야기가 우리에게 큰 울림으로 다가온 이유 중 하나는 단순히 누구 한명의 영웅적 행위로 인한 결과가 아니라는 점일 것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자기 자리에서 거대한 권력앞에 굴복하지 않고 끝까지 진실을 고수하려는 용기를 내었기에 그 연쇄작용이 말미에 상상을 초월하는 큰 파도가 되어 밀려오게 된 것이다.
바로 그 점에서 당시에 살던 모든 사람이 역사의 주인공이었으며 그렇기에 지금을 사는 우리도 바로 현재의 역사의 주인공으로서 권리를 행사해야겠다는 의식을 심어주고 있다는 점이 영화가 우리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였을 것이다.
나이가 있는 사람은 추억을 회상하고 젊은 사람에게는 가치를 일깨우며 어린 친구에게는 역사를 알게해주는 한국사람이면 모두 봐야하는 영화였다.

 

2021. 09. 04

 

 

반응형

'내가 본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로 극장판 박묵앵  (0) 2021.09.09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  (0) 2021.09.06
라이 위드 미  (0) 2021.09.06
러브 익스포져  (0) 2021.08.30
라스트 시크릿  (0) 2021.08.26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