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일본 영화 러브 익스포져 愛のむきだし, Love Exposure 를 봤다.
지금까지 본 소노 시온 감독의 영화로는 자살 클럽, 도쿄 잔혹 경찰, 길티 오브 로맨스: 욕정의 미스터리, 두더지, 리얼 술래잡기, 러브 앤 피스, 모두가 초능력자, 안티포르노 정도이다.
이 영화 역시 예사롭지 않을 것을 짐작했고 특히 거의 4시간의 러닝타임은 왠지 대작일 것 같은 기대감을 주었다.
죄짓는 삶을 살다 한 여자에게 빠진 소년이 있고 남자를 혐오하다 운명의 사람을 만난 소녀, 피에 굶주리다 사이비종교 세뇌로 행보를 돌린 큰 그림 그리는 또 한 명의 소녀 이렇게 3명의 변태 고딩이 핵심 주연이고 그 중 앞서 둘의 연애 스토리가 영화의 메인 줄기이다.
진정 일본인의 뇌가 아니면 결코 있을 수 없는 연출이 줄을 이었는데 과연 소노 시온답다는 생각이었고 말도 안되는 과장된 연기와 설정과 정신세계가 너무도 지저분하게 다가오면서도 다음 진행을 궁금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어 긴 시간임에도 꽤 재밌게 영화를 볼 수 있었다.
각 캐릭터의 마음을 깊이 들여다 보면 각자의 사정과 정서가 있기 때문에 하나하나 이야기 하자면 생각보다 할 얘기가 많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철학적이거나 종교적인 의미를 둬가며 해석하기에는 영화가 너무 저질인 것이 달라지지 않기에 그런 쓸떼없는 리뷰는 의미없다고 본다.
의외로 이 영화를 명작으로 판단하는 사람이 제법 있지만 그들의 의견 역시 소노 시온의 가치관에 동의를 할 뿐 작품 자체가 고귀한 것은 아니기에 매니아의 뇌속을 만족시켜주는 정도라고 봤다.
도촬하는 이미지의 수많은 팬티 중 단 하나의 발기를 일으키는 팬티가 자신의 여신이고 사랑이라는 컨셉 또한 범죄와 진심을 교묘히 섞어놓은 일본식 변태적 가치 프레임이라 역시는 역시라는 생각이 아니 들 수 없었다.
중간중간 삽입된 종교적 이미지는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멜랑콜리아가 떠올랐는데 예술성을 강조하고 싶었던 모양이지만 역시 감독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B급 감성의 싸구려함만 강조될 뿐이었다.
보고 있자면 정상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 어찌 삶이 유지가 되나 싶은 마음에 아무리 영화일뿐이라지만 이런건 만들고 보는 일본이라는 집단이 어떻게 나라가 유지되는지 신기하기도 했다.
반면 저급함을 자신의 색깔로 표현하는 감독이 일본에 상당수 있지 않나 예상해 볼 수 있지만 의외로 이 정도의 완성도 있는 감독이 소노 시온 외에 별로 없는 것도 주목할만 해서 일단 그의 나머지 다른 영화로 계속 찾아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겠다.
2021. 08.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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