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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본 영화

아리엘

by pinike 2021. 8. 6.

1988년작 핀란드 영화 아리엘 Ariel 을 봤다.
아키 카우리스마키 감독의 프롤레타리아 3부작 두번째 영화이고 또다른 페르소나 배우 마티 펠론파 가 조연으로 출연한다.
광부였던 남자는 폐업으로 마을을 떠나 일자리를 알아보며 전전긍긍하지만 억울한 사건으로 감옥에 가게 되고 탈옥한 후 범죄에까지 연루되며 결국 나라를 뜨려 계획한다.
가난이 범죄에까지 이어지며 도피생활을 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르는 비극을 담고 있는데 앞서 봤던 '성냥공장 소녀'와 계열은 다르지만 '어둠은 걷히고' 의 배경이 매우 경제적으로 암울한 모습을 담고 있어 서민들의 삶의 고통이 얼만큼의 크기인가 가늠할 수 있을만큼 잘 표현해주고 있다.
두 3부작의 나머지 작품도 봐야 알겠지만 아마 감독의 철학이 소시민의 삶에 맞춰져 있는 것 같아 비슷한 세계관을 계속 보여주지 않을까 예상이 된다.
주인공이 마냥 좋은 사람같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특별히 나쁜 사람도 아닌데다 그저 하루하루 먹고 살기만을 바라는 정도가 전부이기에 평범한 보통사람을 대변했다고 보는데 운명은 그를 내버려두지 않고 더욱 바닥으로 끌고 내려가기에 나쁜 일을 저지르지 않을 수 없는 지경이었지만 슬픈 건 그래도 결국 그것도 엄연한 본인 선택이었기에 죄가 사해지는 것은 아니며 도피한다고 가는 나라도 기껏 멕시코니 과연 해피엔딩인가 의문이다.
마치 몇십년전의 우리나라를 보는 듯한 기분이었는데 그러면 과연 지금은 잘먹고 잘사는 것 같으니 괜찮은가 하면 여전히 그늘지고 구석진 어느 곳에서 특히 요즘같은 시국에 아직도 그 비극이 반복되고 있지는 않은지 하는 생각에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그것을 더욱 잘 드러나게끔 표현한 연출도 시기를 생각하면 의외로 그 허술함이 촌스럽지 않았고 편집도 의도가 정확해 보여 정교하게 느껴졌고 삶의 무게에 짓눌린 것을 표현하려는 것인지 특유의 무덤덤한 배우들의 연기톤과 옅은 콘트라스트에 겨울배경까지 앞서 두 영화와 마찬가지로 깊이를 잘 전달해주고 있어 인상깊게 볼 수 있었다.
연이어 유사한 주제를 계속 제작했다는 것은 감독의 정치적 메시지를 담았다고도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당시의 이러한 피력이 현대의 핀란드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궁금해지기도 한다.

 

2021. 08. 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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