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작 영화 세기의 매치 Pawn Sacrifice 를 봤다.
에드워드 즈윅 감독의 연출작이었는데 이름을 들어는 봤지만 익숙치 않다고 생각하여 확인해보니 전작 중에 꽤 많은 영화들을 봤었고 그 중 대단히 유명한 영화도 여러편이어서 아직 멀었다는 생각이 또 들었다.
내용은 1972년 세기의 체스대결을 펼쳤던 실존인물 바비 피셔에 관한 일대기를 다룬다.
자신의 재능을 발견한 이후 세계 최고의 체스 플레이어가 되어 가는 과정을 깊이있게 다루었고 특히 그가 더욱 유명해지면서 시합에 몰입해야하는 부담감이 커져갈수록 심해지는 병적으로 신경질적이고 광적으로 민감하게 변하가는 모습을 집요하게 그리고 있어 세계 최고를 향한 천재의 도전이 세상의 요구와 만나 얼마나 극한의 스트레스를 야기하는지 심도있게 보여준다.
긴박한 체스게임의 시합을 보는 긴장감도 좋았지만 한 인물의 변화를 보는 것 또한 흥미로웠기에 영화는 꽤 재밌었다.
그의 체스게임은 단순히 개인의 실력에 따른 명예같은 수준을 넘어서는 국가적 위상이 달린 문제였기에 당시 시대 상황을 표현함에 있어 60년대를 재현한 미술이나 세트 디자인 등이 상당히 볼 만했고 그에 따른 배우들의 연기 또한 훌륭해서 몰입도가 높은 편이었다.
당연히 주연인 스파이더맨 토비 맥과이어는 평소 보지 못했던 섬세한 연기를 펼쳐 색다른 모습을 볼 수 있었고 레베카 퍼거슨 닮은 꼴 리브 슈라이버도 꽤 무게감있게 등장해 간만에 좋은 인상으로 남았으며 키퍼 서덜랜드 닮은 꼴 피터 사스가드의 절재된 연기도 좋았고 비중있진 않았지만 릴리 레이브를 잠깐 본 것도 좋았고 정말 잠깐 나오고 말았지만 소피 넬리스의 어린 시절을 본 것도 깨알 재미였다.
당대의 천재들이 그랬듯이 그도 인생의 말미는 불행하게 끝맺는데 특별한 재능으로 세상이 주목하고 역사를 뒤바꾸는 업적을 남기는 것이 남겨진 타인에게는 유용하게 활용될지언정 본인 자신이 살아가는 동안의 행복에는 독이 되는 과거들을 보아왔던 만큼 과연 지나치게 주어진 재능이 축복인지는 쉽사리 대답할 수 없을 것 같다.
2020. 09.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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