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빈 윌리엄스 주연의 1987년작 굿모닝 베트남 을 봤다.
지난 8월 11일에 사망한 로빈 윌리엄스를 추억하고자 다시 한 번 보게 되었고 그의 젊은 시절을 오랫만에 보니 착찹해지는 심정이 느껴지는 건 어쩔수 없었던 것 같다.
어린 시절부터 그의 영화를 좋아해서 1990년대 그의 전성기 시절 영화는 거의 다 본 것 같고 특히 죽은 시인의 사회는 꽤 여러번 본 것 같고 한 때 알 파치노나 로버트 드니로보다 더 훌륭한 배우라고 생각하며 살 던 때도 있었었다.
그의 출세작인 굿모닝 베트남은 사실 제대로 본 적은 없었으며 케이블TV에서 방영되는 것을 중간에 잠깐 본 적이 있었을 뿐이었다.
성우 시절의 경험을 제대로 살린 배역 때문에 그의 입담을 구경하는 것만으로 영화는 충분히 재밌었지만 아무래도 전쟁영화인 만큼 후반부 영화의 무게감이 깊이 실리는 어두운 영화이기도 했다.
베트남을 도와주겠다는 명분하에 베트콩으로 불리우는 적군 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에게도 갑의 행세를 하며 동양인을 무시하고 베트남 여성을 건드리는 미군의 보기 좋지 않은 모습과 가난과 전쟁덕에 밝은 미래를 내다 볼 수 없는 베트남의 현실을 진지하게 보여주고 있다.
명장면으로 꼽히는 루이 암스트롱의 노래 What a wonderful world 가 흘러 나오는 장면은 음악의 아름다움과 베트남의 비참함과 미군의 강함이 역설적으로 어우러져 이해관계가 복잡한 상황의 여러가지 감정을 느끼게 해준다.
영화 마지막 굿바이 베트남을 힘차게 외치고 떠나는 그의 마지막 대사는 이제 왠지 남아있는 우리에게 하는 인사말같이 들려 더욱 짠하게 만들었다.
아직 그의 영화 중 못 본 작품도 꽤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 찾아 볼 계획이다.
하지만 이제 그를 다시 보지 못한다는 사실과 그가 살아생전 행복하게 살지만은 않았다는 사실은 팬으로서 영원히 가슴 아프게 남아 있을 것이다.
2014. 08.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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