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디자이너 이브 생 로랑의 생애를 다룬 프랑스 영화 이브 생 로랑 Yves Saint Laurent 을 봤다.
일단 패션에 특별히 관심이 있는 것은 아니고 근래 몇년간 옷을 거의 구입하지 않았고 사더라도 몇 만원짜리 저렴한 브랜드나 인터넷 보세옷 정도였고 명품은 더욱 남의 얘기로 살아온 배 나온 흔한 남성으로서 패션 디자이너의 삶이 딱히 궁금했던 것은 아니었고 늘씬하고 예쁜 외국 모델을 많이 볼 수 있을까 해서 본 영화였다.
실제 유명 패션 디자이너의 이야기를 다룬 만큼 패션을 중심으로 그의 전기가 펼쳐질 꺼라는 예상과는 달리 영화는 그의 연인과의 사랑에 촛점이 맞춰져 내용이 전개된다.
그가 동성연애자라는 사실은 영화보기 전부터 이미 살짝 알고 있었지만 프랑스에서 동성연애가 그렇게까지 자유롭게 이뤄지고 있는지는 몰랐었다.
하긴 패션분야가 유독 특별히 더 심하건 그 특성상 당연할 것 같고 국내도 마찬가지란 생각이다.
예술가의 삶이라는게 윤리적이거나 고지식함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에 특히 타락할 때로 타락한 유럽문화에서의 예술가는 술과 마약과 난잡한 성생활성의 집합체라서 이브 생 로랑도 별 다를 바없는 삶의 방식을 보여준다.
영화 내내 그를 괴롭히고 힘들게 하는 것이 무엇이었는지 핵심을 찝어 내기 힘들었는데 일과 사랑 모두 별 문제가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
창작의 고통을 보여주기는 하지만 그것은 일을 하다보니 잘 될때도 있고 잘 안될때도 있었던 과정 중 하나였고 연인 관계에서도 서로 바람을 피기도 했지만 둘의 진실한 사랑이 변함없이 끝까지 이어지고 있어서 그가 자신의 삶을 그렇게까지 혹사시키고 망가뜨려가며 괴로움을 잊어보려는 아픔이라는 것의 정체가 무엇인지 알기 힘들었다.
아마 천재로 태어난 운명이 일반인은 알지 못하는 깊은 정신적 세계의 고통을 안겨 준 것은 아니었을까.
이브 생 로랑의 생전 연인이었던 피에르 베르제가 이 영화에서 이브 생 로랑 역을 맡은 배우 피에르 니네이의 연기를 상당히 높이 평가했다고 하는데 그것은 싱크로율 높은 그의 외모에서부터 섬세한 작은 행동까지 이브 생 로랑과 흡사하게 연기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영화를 보면서 느낀 점은 저 배우 날씬해서 부럽다 하는 점이었다.
2014. 08.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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