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넬레 노이하우스 -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by pinike 2013. 8. 26.

독일인 저자 넬레 노이하우스의 범죄스릴소설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을 읽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백설공주 동화의 내용과 이 소설은 그다지 관계가 없다.
책은 매우 재밌었다.
책의 구성도 좋았고 문장도 좋았지만 역시 기억에 남는건 책이 이야기하고자 했던 그 내용이었다.
그것은 책 뒷면 표지에 나와있는 한문장으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당신은 인간 내면의 감출 수 없는 추악한 본성과 마주할 준비가 됐는가.
책을 읽기 시작한지 얼마안되 특정 범인을 알아낸건 아니지만 어떤 식으로 이야기가 풀어나갈지 대충 짐작이 갔었던건 바로 이 문장 때문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사실 살인을 저지른 실제 범인이 누구인가는 그렇게 중요해 보이지 않았다.
누가 되도 이상하질 않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추리소설은 아니지만 그래도 등장하는 많은 인물 중 누가 실제 범인이고 그 사건 뒤에는 어떤 배경이 있었는지 미리 짐작해보고 알아맞춰 보게 하는 궁금증을 계속 불러일으키는데 읽다보니 이 책의 핵심 소재 하나가 약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책에서 약을 전혀 강조하고 있지 않지만 어떤 순간 그 일이 가능하려면 약이 필요할 텐데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고 그것을 유추해보면 어느 정도 범인과 그 배경을 짐작 할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을 했다.
책의 마지막에 결국 사건이 해결이 되긴 했어도 사실 해피엔딩은 아니다.
이미 비극적인 일들이 너무 많이 일어났고 결정적으로 이 세상에 믿을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무거운 마음만 잔뜩 가지게 되어 버렸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약간의 희망 같은 장치를 살짝 얹히긴 했지만 인간의 거짓과 배신과 이기심과 탐욕이 워낙 얼룩져 있어 형식적인 인간관계에 적응하고 안심하며 사는 우리에게 다시 한번 메세지를 던져주고 있다.
이미 받은 수많은 상처 때문에 생긴 냉소함과 그래도 사람을 믿고 사랑받고 싶어하는 순진함 사이에서 어쩔줄을 모른채 그렇게 우리는 오늘도 살아가는 것 같다.

 

2013. 08.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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