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레드 호세이니의 연을 쫓는 아이를 읽었다.
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 조금 두꺼운 편인가하는 느낌에 오래 읽을 것 같더니 읽다보니 어느 순간 상당한 분량이 지나가 버렸고 요새 회사 일로 바빠 책을 못 읽다가 몇 일 다시 책을 잡았는데 오늘 결국 다 읽었다.
책은 2003년에 처음 나왔고 한국에서는 이미선씨가 번역을 했다가 2010년에 다시 왕은철씨가 재번역하였는데 나는 왕은철번역본을 읽었다.
글쎄.. 책 표지는 한 검은 피부를 한 아이의 뒷모습과 그 아이가 날리는 연을 보여주는 사진으로 되어있는데 그 이미지와 책의 제목만으로는 이 책이 어떤 내용인지 도무지 알 수 없는 상태에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일단 책을 다 읽고 느낀 건 너무 안타깝고 가슴이 매였다는 사실이다.
1970년대에서 2000년대 초반까지의 아프가니스탄을 배경으로 하는 아미르라는 한 소년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래서 이 이야기는 이 아미르의 이야기이면서 아프가니스탄의 당시 국가적인 심각한 상황을 함께 이야기하고 있고 또 함께 작가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출발부터 뭔가 부자연스러운 관계로 시작하다가 상황이 정말 좋지않게 풀어져 나가게 되고 잠깐 소강상태가 있는 듯 보이지만 결국 모든 것이 한꺼번에 곪아 터지고 하지만 마지막 희망을 살며시 옂보이며 이야기는 마무리된다.
이런 내용이 이어져가는 가운데 서로의 관계는 어떻게 해야만 좋을 지 알수 없게 되고 현실은 희망을 주기엔 너무나 가혹한 것으로 다가온다.
그러면서 드라마는 정말 슬프고 안타까운 상황이 연출되고 읽는 이는 왜 이런 일이 있어야만 하는 지 주인공의 괴로움은 자연스레 감정이입이 되어 나에 것이 된다.
이런 그림같은 이야기가 이 책의 작가 할레드 호세이니의 첫 소설이라는게 놀라웠다.
제목에 나오는 연이라는 소재를 책 중에 그리 길지 않게 다루었는데도 이 매개체가 같는 의미가 얼마나 중요하고 소중한 것인지 표현해내는 능력이 대단했고 결국 희망을 찾아가게 되는 과정을 그림에 있어서도 억지스럽거나 유치하지 않게 충분한 공감대를 형성해가며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이끌어가는 그 능력도 역시 너무나 훌륭하였다.
그 누가 아미르를 죄인이라고 할 수 있는 자격이 있을까..
누구나 그 상황이 되면.. 자신이 할 수 있는 거라곤 남의 희생으로 자신을 보호하려는 이기심 비슷한 것이 발동되는 것 아닌가.
두려운 상황에서 그 두려움을 극복하고 남에게 떠넘기지 않고 용기를 내어 문제를 해결해 보려하여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게 현실을 떳떳이 당당히 살아갈 수 있는 자세를 갖는 다는 것은 정말 헐리우드액션히어로영화에서나 봄 직한 것이다.
자신보다 큰 세력과 폭력앞에서는 누구나 작아지고 비겁해지고 비굴해진다.
눈물나게 슬프지만 어쩔 수 없다.
비굴한 나 때문에 만약 그 누군가가 희생을 당했다면 비겁자인 자신이나 희생자인 그에게나 정말 씻을 수 없는 상처로 남게 된다.
그럴때 비겁자인 나는 희생자인 그에게 어떻게 용서를 빌어야 하나..
만약 그에게 용서를 빌 기회를 영원히 놓쳐 버렸다면 그 죄책감을 도대체 어떻게 씻어내야 하는 건가..
이러한 인간 내면 깊숙히 있는 이야기를 설득력있게 풀어나간 책 '연을 쫓는 아이'..
너무나 잘 읽었고 당신에게도 꼭 권하고 싶다.
2011.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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