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현대미술관 2023 부산모카 시네미디어 영화의 기후: 섬, 행성, 포스트콘택트존 전시회 작품 중 차이밍량 감독의 영화 모래 Sand 를 봤다.
행자 시리즈의 하나이며 이번엔 대만 장웨이 시구공원을 페르소나 배우인 이강생이 걷는다.
영화가 시작되면 보이는 배수관과 그 안에 작게 보이는 한 인물과 그 너머의 파도는 앞으로 보게될 피사체를 바라보는 눈동자처럼 느껴진다.
누가봐도 승려처럼 보이는 빨간 옷의 남자는 왠지 정부정책으로 오갈때가 없는 노숙자들이 쓰레기로 지은 듯한 움악이 펼쳐져 있는 해변가를 순례길 걷듯 매우 천천히 걸음을 옮기고 숲속 다 쓰러져가는 나무들과 바닷가에 시체처럼 널려있는 나무더미, 공사장에 파헤쳐진 흙더미 사이를 지나며 상처받았을 자연에 다친 마음을 달래듯 신중히 한발 한발 걷는 모습이 마치 위령제를 보는 듯한 어떤 의식처럼 연상된다.
너무나 빨리 변해가는 우리의 모습에 대척점에 서있는 느림의 미학은 우리가 가고 있는 길의 방향과 속도가 잘못된 것은 아닌지 질문을 던지다가도 이미 멈출 수 없는 경계를 넘은 현대라는 폭주에 현타가 오면서 모든 것이 부질없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인 것 같다.
2023. 05.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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