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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본 영화

by pinike 2022. 10. 6.

2012년작 한국 애니메이션 창 The Window 을 봤다.
과연 연상호 감독은 애니메이션 만큼은 훌륭하다 말 할만 하다.
군생활을 해본 사람만 눈치챌 수 있는 작은 디테일들을 놓치지 않는 연출은 사실감을 높여줬고 군내 반복되는 병폐들의 모습은 지금 현재 군대의 감춰왔던 진짜 모습을 까발리고 있어 개인적으로 매우 귀한 작품같이 다가왔다.
좋은 동료들을 만나 함께 고생했던 추억으로 기억되는 군생활이었던 사람도 있을 수 있겠으나 대부분은 의미없는 시간낭비에 불필요한 기강잡이와 부당한 대우의 대표기관인데다 온갖 부조리의 온상이기도 해서 피할 수 있으면 피하려고 해왔던 과거 역사와 현재 인식이 얼마든지 납득 가능하다.
우스운건 막상 피한 대상을 보게되면 나만 당했다는 억울함과 질투심에 국가의무니 뭐니 하며 열등감을 표출하고 그것이 거대한 이념이 되어 대한민국 남성들의 유치한 동력이 되고 있는 한국사회의 모습이 역겹게 다가오기도 한다.
또한 군생활은 결정적으로 무엇보다 랜덤으로 결정되는 불특정 다수와의 동거동락을 하게 될 때 발생하는 대인관계에서 오는 극한의 스트레스로 인한 수많은 문제점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하다.
조금 참다 도망나오면 다시 볼 일 없다는 특수성 때문에 어짜피 높으신 보수 고인물들은 자기자리 지키기 바빠 변화가 주도적이지 못해 더욱 고이고 썩어 냄새나는 폐쇄 집단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악순환을 겪는다.
방송에서의 미화된 군대가 아닌 딱 우리가 겪었고 알고 있는 사실 그대로의 군대 모습을 여과없이 드러낸 이 작품에 지난 끔찍했던 과거 기억이 되살아나 오랫만에 나를 괴롭혔다.

 

2022. 09.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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