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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로라드 파비치 - 카자르 사전

by pinike 2021. 7. 12.

도서 카자르 사전 을 읽었다.
시인 밀로라드 파비치의 1984년작 소설이다.
소설로 분류되지만 책속 전반적인 큰 흐름과 상당수의 인물들은 실제라 추정된다.
왜냐하면 이 책은 소설화되었기는 하지만 한 민족의 역사책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카자르 국가와 유대인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앞서 열세번째지파 책의 리뷰에서 다뤘기 때문에 언급하지 않겠다.
책은 대단히 미스터리한 내용을 품고 있었고 그 형식도 이채롭다.
기본적으로 남성판과 여성판으로 나뉘고 있고 그 속은 다시 레드북-기독교, 그린북-이슬람교, 엘로북-유대교로 구분된다.
각 파트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대부분 인물의 이름이 소챕터가 되고 사전은 바로 인물을 소개한 인물사전임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각 인물들은 다른 종교의 인물들과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책의 앞뒤를 오고가게 할 수 있도록 표기되어 있어서 책을 반드시 처음부터 끝까지 순서상으로 볼 필요없이 알고 싶은대로 볼 수 있도록 실제 사전의 구조로 작성되었다.
특히 카자르 사전은 카자르 종교논쟁이 있을 당시 800년대 메토디우스라는 인물이 기록을 하였고 1600년대 저자 중 하나인 아브람 브란코비치를 이어 초판 편집인 테옥티스트 니콜스키 신부가 출판업자 요하네스 다우브마누스에게 책을 팔고 1691년 그에 의해 판본이 정리되어 독약잉크로 인쇄된 사전형식의 책이 발행되었고 이후 1984년에 밀로라드 파비치가 복원개정판을 내놓은 책이어서 당시부터 후대까지 꽤 오랜 시간에 걸쳐 쌓이고 쌓인 미스터리 역사물임을 확인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읽기 위해 구입 당시 1998년에 발행된 한국어 초판이 이미 절판되어 시중에서는 구할 수 없는 책을 인터넷 중고마켓에서 비싼 가격에 올라온 것을 발견하고 구입했었는데 몇년후인 2011년에 일반 정가로 다시 재출간되어 허탈해했던 기억이 있다.
구입한 책은 받고보니 여성판이었는데 여성판과 남성판의 차이는 책의 후반부 단 몇구절 정도만이 다른 정도였고 중고로 산 이 책을 펼쳐보니 A4 용지에 다른 구절의 남성판 내용이 프린트되어 꼽혀 있는 것을 보고 재밌어 했다.
책의 내용은 인물사전이지만 결국 이야기의 핵심은 세 종교 중 하나를 민족종교로 개종 선택하게 되는 배경을 그리고 있다보면 될 것 같다.
결론은 유대교로 결정이 되고 그 이유는 국가의 정치적 방향성 때문이라는 것이 정설이지만 책을 읽고 나면 약간 생각이 달라진다.
어찌보면 결국 유대교측 대표의 말빨이 카자르인들의 신화적 성향과 잘 맞아서 선택한 것처럼도 느껴지기 때문이다.
이렇게 특정 목적에 의해 개종된 유대인들은 국가가 해체되고 오른쪽 지역의 압박에 의해 왼쪽으로 떠밀려 독일에 금융업으로 자리잡고 이후 2차세계대전을 겪은 후 자본주의를 탄생시킨 아슈케나지 유대인이라는 이름으로 미국으로까지 확산되어 오늘날에 이르게 된다.
https://www.good-faith.net/news/articleView.html?idxno=1978
사실 책으로서는 시인으로서의 작가적 성향때문인지 너무 몽환적이고 판타지해서 난해한 느낌이 크게 다가와 썩 재밌게 보지는 못했고 다만 그들의 성향이나 맥락을 이해하는 정보습득의 차원에서 읽어나가다가 극후반부가 의외로 흥미진진해서 꽤 재밌었던 것이 인상에 남았고 그것이 이 책 전체의 큰 그림을 완성시켜주고 있어 분위기를 바꿔주는 역할을 해 책의 퍼즐이 딱들어맞는 의미심장함을 남겼다.
진실을 음모라는 쉬운 이름으로 눈속임하는 거짓시대를 살고 있는 만큼 남은 몰라도 나는 적어도 알기는 알고 사는 것이 세상을 바르게 바라보는 시각을 가지는 자세가 아닐까 하고 스스로 마음을 다잡아 본다.

 

2021. 07. 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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