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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본 영화

오! 슬프도다

by pinike 2021. 7. 8.

1993년작 영화 오! 슬프도다 Oh, Woe Is Me, Helas Pour Moi 를 봤다.
씨네21 영화소개에
그리스 신 제우스가 시몽의 아름다운 부인 레이첼과 사랑을 나누기 위해 시몽의 몸 속에 들어왔을지도 모른다. 현대의 스위스 호숫가 리조트에 출판업자가 이 미스테리를 조사하고 해결하기 위해 도착하는데..
라고 적혀있어 이 영화가 그런 내용이었나? 뭐 비슷하게 느끼긴 했지만 이토록 간결하게 정리될만한 이야기가 아니었던 것 같은데 하고 시놉시스가 어리둥절하게 다가왔다.
정말 오랫만에 보는 프랑스 예술영화였고 4:3 비율의 저예산 제작형태를 갖추었고 장 뤽 고다르 라는 브랜드가 아니었다면 보지 않았을 영화였을테다.
네이버영화에는
헬레니즘 신화의 명쾌한 해석이 돋보이는 아름다운 작품. 인물들의 고백을 통해서 구성되어지는 이야기는 사이몬 도나뒤유의 신의 은총에 대한 육감적인 의도를 드러내고 있다.
라고 소개하고 있는데 정말 그런가 의구심이 생긴다.
그만큼 이 영화를 어떻게 소개하고 바라보고 있고 평가받고 있는지 궁금했고 그만큼이나 영화의 형식이나 연출면에서 그 의도가 무엇인지 알 수 없는 시도들이 가득한 모습을 볼 수 있는 영화였다.
감독은 자신이 표현하고자하는 이야기를 가장 상황에 맞고 효과적으로 드러낸 방식이었다고 믿는대로 연출했다고 보는데 그래선지 마치 하나의 큰 추상화를 그리는 과정을 보는 듯 했다.
흩뿌리거나 거침없거나 하는 작고 굵직한 터치들은 그 자체로 독특하지만 무엇을 표현하는지 아직은 모르고 이후 그것이 모이고 쌓여 완성된 후의 큰 그림을 바라봤을 때 역시 명쾌하지는 않지만 추상화로서의 어떤 감정이 전해지는 방식을 영화화했다고 개인적으로는 느껴졌다.
특히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종교적 색채를 더해 장험한 것을 소박한 한계내에서 표현함으로서의 괴리감도 결국 예술적, 종교적 사건과 문제도 평범한 우리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는 실존의 이야기처럼 다가오게 하려는 생각이 아니었나 읽어보게 된다.
워낙 의식의 흐름대로 손가는데로 만든 것 같은 영화여서 지루하고 답답하고 허탈할 법도 한데 의외로 형식의 독특함이 꽤 다양하게 연출되고 있어 구경하고 지켜보는 것이 인내할만 정도였다.

제라르 드빠르디유의 젊은 모습을 보는 것도 오랫만이어서 신선했다.
다만 차기 감상작이 당분간 예술영화는 아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2021. 07. 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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