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배드 타임즈: 엘 로얄에서 생긴 일 Bad Times at the El Royale 을 봤다.
꽤 알려진 영화들의 각본가가 감독을 맡아서였는지 이야기가 다층적이면서도 절묘하고 군더더기가 없어 영화는 시종일관 재밌었고 긴장감이 흘렀으며 신선했고 의미심장했다.
배경이 되는 시대는 1969년이고 호텔은 주경계선 정확히 가운데에 걸쳐있으며 흑인여성, 가짜 목사, 배트남전 퇴역군인, FBI, 히피 캐릭터가 등장하며 모든 사건의 발단이 결국 돈이라는 점에서 온갖 날카로운 문제가 온전히 충돌할 수 밖에 없는 구조를 가지고 진행된다.
다음 이야기가 어디로 튈 지 모르는 일촉측발의 상황은 강한 긴장감을 돌게 만들었고 그 끝의 마무리는 매번 잔혹한 피투성이었기에 몰입감은 대단했다.
게다가 복고적이면서 챕터가 나뉘는 이런 구조를 어디서 봤나 했더니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연출 때문에 익숙했음을 떠올렸다.
영화의 마지막에 고해성사 장면으로 주제의식을 펼치는데 지난 날의 과오를 솔직히 고백하고 시인하며 잘못을 뉘이치고 앞으로 살 날은 과거처럼 살지 말자는 식상할 뻔한 교훈을 극한 상황의 연출과 절실한 연기를 통해 진정성을 보여주고 있어 마음을 움직인다.
필름 속 인물이 누구인지 끝까지 말해주지는 않지만 정황상 이름 하나가 떠올랐는데 검색해보니 거의 확실한 것 같아 작은 재미를 느끼기도 했다.
2020. 0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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