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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본 영화

스톤

by pinike 2012. 9. 15.

영화 스톤을 봤다.
로버트 드니로, 에드워드 노튼, 밀라 요보비치 이렇게 3명이 뭉쳐서 화제가 되었던 작품이었는데 영화 내용상으로는 로버트 드니로의 아내까지 총 4명이 주인공이다.
영화는 스릴러의 장르를 띄고 있고 잔혹하거나 속도감있는 볼꺼리가 있는건 아니지만 인간 내면의 어두운 모습과 선악의 대조 등을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와 연출로 긴장감있게 보여주고 있다.
일단 영화가 이야기하고자하는 건 선과 악의 모호한 경계였던 것 같은데 이것은 영화가 전반적으로 명확히 보여주는 부분이라 누구나 보고 이해할 수 있었던 부분이었던 것 같다.
로버트 드니로는 감옥에서 죄수들의 변화를 상담하고 보고하는 직업을 가진 역할로 나오는데 들어나 있는 죄를 가진 그들을 판단하는 들어나지 않는 죄를 가진 로버트 드니로의 갈등은 계속 깊어지고 자신이 억지로 믿고 있는 종교에 대해서도 회의를 갖는다.
에드워드 노튼은 죄를 지었지만 특별히 죄책감은 없었고 그렇지만 어딘지 모르게 마음 한켠에 불편한 부분을 늘 가지고 있다가 알수없는 어줍잖은 종교 하나에 심취하여 그는 마음에 평안을 얻고 로버트 드니로의 죄를 은연중 드러나게 한다.
밀라 요보비치는 억눌러있는 욕망을 끄집어내게 하는 매개체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는데 사실 로버트 드니로 뿐만 아니라 세상 어느 남자라도 아름다운 여성의 유혹앞에 죄를 범하지 않을 수 없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니 모두 예비 죄인인 샘이다.
이처럼 인간의 죄를 다룬 영화이기에 매우 종교적인 내용이 많이 포함되어 있고 특히 배경이 미국인 만큼 기독교의 성경말씀이 많이 언급되지만 깊이 들여다 보면 기독교의 깊은 이해를 하고 만든 영화라기 보다는 그저 죄에만 초점을 맞춘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죄라는 깊고 어둡고 더러운 문제 앞에 용서나 사랑, 예수의 부활 같은 것으로는 도저히 해결하지 못하고 이겨낼 수 없을 것만 같게 만든 영화적 장치때문이다.
이 영화는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좋은 말로 열린 결말, 다른 말로 애매모호한 결말을 맺는 영화 중 하나이다.
애매모호한 결말은 영화 초반 아내가 로버트 드니로를 떠나려고 하지만 로버트 드니로가 딸을 협박하여 그것을 빌미로 아내가 떠나가지 않도록 붙잡아 두고 있는 장면이 나오고 후반 성장한 딸이 엄마와의 대화에서 어떻게 견뎌냈냐는 질문을 한다.
이것이 영화 내내 가장 궁금했던 것이었는데 아내가 왜 로버트 드니로를 떠나려고 했는지, 왜 살고있는 집이 감옥 같게 느껴졌는지 후반부에라도 명확히 이야기를 해줄지 알았는데 해주질 않고 끝나 매우 답답함을 느꼈다.
딸을 협박해서라야만 아내를 붙잡아 둘 수 있을 정도로 떠나고 싶어했던 아내에게 일어났던 사건은 분명 작은 사건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런 큰 사건을 가슴에 묻어두고 수십년을 살아간 로버트 드니로와 그 아내는 가슴 한켠엔 언제나 죄의 무거움을 짊어지고 살았을 테고 그래서 아내는 종교에 더욱 빠져들어 하나님으로 자신의 괴로움을 눈가림하려 했고 남편은 노력은 하지만 잘 믿어지지 않는 신앙앞에 죄책감만 가중되며 살아가고 있었을 테이다.
그런 와중에 에드워드 노튼이 로버트 드니로를 시험한다면 넘어가지 않을 수 없는 것이고 밀라 요보비치로 인해 실제적인 죄를 짓게 됨으로 그의 양심은 파멸을 맞이 한다.
만약 앞서 로버트 드니로와 아내에게 있었던 어떤 사건이라는게 애초에 없었더라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도 있었을 텐데 그런 중요한 계기가 되는 그 사건에 대해 아무런 언급없이 끝나는 게 이상했다.
어쩌면 그런 사건이 없었더라도 혹은 그 사건이 무엇이었던 간에 모든 인간에게는 돌이켜보면 반드시 허물이 있기 때문에 결국 깊이 묻어져 있는 죄를 들춰내기만 하면 인간은 무너질 수 밖에 없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던 건지도 모르겠다.

 

2012. 09.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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