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타닉의 두 주인공인 케이트 윈슬렛,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다시 모여 찍은 영화 레볼루셔너리 로드를 봤다.
이 두배우는 그 전 부터 타이타닉 같은 약간은 유치한 로맨스와 특수효과가 가득한 쇼보다는 진실한 사람의 감정과 이야기를 담은 그런 진지한 영화에 훨씬 관심이 많다는 걸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기에 타이타닉에 나온 걸 의아하게 생각했지만 그래도 선남선녀의 멋진 모습을 볼 수 있어서 괜찮은 것 아니었나 생각해왔었다.
그런데 2008년에 이 영화 레볼루셔너리 로드가 막 나오고 예고편이 한참 돌 때 그 예고편을 보면서 이 사람들이 그래도 마음에 걸렸는지 그동안 쌓인 타이타닉의 이미지를 버리고 싶어했나보구나 하는 생각을 가졌다.
그리고 오늘 이 영화를 보게 되었는데 그동안 나도 어느 정도 나이를 먹고 이 영화를 보는 그 감정은 상당히 괴로운 것이었다.
그것은 사랑하는 연인이 처음 만나 초반 반짝 즐거운 연예를 즐기다 결혼한 이후 오랜기간 서로 이해 하지 못하고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결국은 이 세상에서 가장 싫고 밉고 지겨운 사람이 되어버리는 모습을 매우 솔직하고 리얼하게 담고 있기 때문이다.
서로 사랑하지 않는데 아니 그보다 상대방을 보면 정말 싫어서 미치겠는데 그대로 계속 살아갈 수 밖에 없는 비참한 현실을 살아가는 부부의 모습들이 약간 다르긴 하지만 영화에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
영화는 헤피엔딩으로 끝나지도 않고 이 비참한 현실이 그래도 좀 더 나아질꺼라는 희망을 주지도 않는다.
확실히 이 두사람의 처절한 연기는 타이타닉의 반짝반짝한 모습을 완전히 지우는 데 성공적이기는 한 것 같았다.
현대의 증가하는 이혼률과 무너지는 가정, 부부사이의 말 못할 내적갈등을 회복할 방법이란 이젠 없는 듯 보이기도 하는게 현실이다.
영화가 매우 힘들고 슬픈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 그 크기만큼 우리의 인생이 그런 식으로 끝날 수는 없다는 어떤 의지같은 것을 심어주는 것만 같다.
2012. 05.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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