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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Book

김연아 - 7분드라마

by pinike 2010. 8. 5.

김연아의 '7분드라마'를 읽었다.
요 몇달간 워낙 진지한 책만 보다보니 조금은 가벼운 책을 보고 싶었고 내가 워낙 김연아를 좋아하기도 하고 해서 골라본 책이다.
이 책은 김연아의 자서전이다.
흔히 누군가가 유명해지면 으례 출판사에서 그의 그 특별한 삶에 대한 이야기를 글에 담아 사람들에게 소개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혹은 팔아서 돈을 벌어보자는 생각에 출판을 권유하게 되고 당사자는 고민끝에 자기 인생이야기를 적어 세상에 내놓는다.
김연아는 나이가 아직 어려 자서전을 적기엔 좀 이른 듯 싶지만 워낙 사람들의 관심을 많이 받는 최고의 스타이고 그동안 살아왔던 삶이나 보여줬던 기록들이 일반인들과는 다르기 때문에 충분히 적을 만한 내용이 있었지 않았나 싶다.
이 책은 2010년 1월에 첫발행을 하였는데 2010 밴쿠버올림픽 당시 김연아가 활약을 펼치고 마침내 드라마같은 금메달을 땄을 때에 아마 가장 많이 팔렸을 것이다.
당시 뉴스에 김연아의 소식을 연일 특집으로 보도되는 가운데 자서전이 날개 돋힌 듯 팔려 나가고 있다는 내용도 볼 수 있을 정도였으니까..
법정스님 돌아가셨을 때도 그 분의 책이 또 날개 돋힌 듯 팔렸는데 이런 현상을 좋게 보려면 좋게 볼수도 있겠지만 뭐있다 그러면 우르르 몰려가는 그런 모습이 좀 우스웠다.
책을 다 본 후 느낌이 다들 나와 같을 지 모르겠는데 김연아 인생의 가장 화려하고 최고의 정점이 되는 2010 밴쿠버올림픽 금메달이야기가 쏙 빠진 바로 그 직적까지의 이야기까지 다루었다는 것이 너무 아쉬웠다.
그런데 책의 판매입장에서만 보면 사실 웬지 서태지느낌이 날 정도로 타이밍을 잘맞췄다고 볼 수 있다.
1월에 책을 내놓고 몇달후 금메달을 따니 사람들은 자연스레 김연아의 모든 것에 관심을 보일 수 밖에 없었을 것이고 당연히 얼마전 나왔다는 그 따끈따끈한 책은 잘 팔려나가는 것이다.
물론 올림픽 성적이 좋았을 때 이야기긴 하지만..
만약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후 김연아가 그에 관한 글을 적고 책이 이런저런 과정을 겪은 후 세상에 나왔다면 그 사이 시간이 몇달이 이미 지나가버린 상태였을 것이고 사람들의 냄비근성에 따라 이미 식어버린 관심덕에 책은 그리 주목을 받지 못했을 것이다.
또 김연아 개인입장에서는 이런 생각을 했을 지도 모르겠다. '올림픽 금메달은 선수로서 절정일지 모르겠지만 내 인생으로선 아직 절정이 아니다.'하고..
내 개인적인 생각인데 역시 인생의 최고의 절정은 결혼해서 자신의 아이를 가졌을 때가 아닌가 생각된다. 김연아에게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책 본문으로 들어가서 책은 그녀의 나이답게 무겁지 않게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다.
글씨체나 색깔, 군데군데 들어간 사진들등의 이런 책디자인으로 마치 김연아의 개인 다이어리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도록 책이 꾸며져 있다.
책의 많은 내용이 이미 인터뷰나 그동안 그녀를 다룬 상당히 많은 다큐멘터리 TV프로그램등에서 이야기한 것이라 익히 알고 있던 내용이 많이 있었다.
그녀의 유명세만큼이나 그녀의 인생 일거수일투족이 거의 공개되다시피 했으니까..
그래도 김연아의 훈련과정에서 혹은 경기준비과정에서의 어려웠던 심정이나 가슴앓이를 조금 더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있는 부분은 평소에 직접 진지하게 듣기가 힘든 부분이었기에 그 이야기에 집중 할 수 있었다.
특히 현재 어느 정도 신체적으로나 정신적, 환경적으로 안정적인 생활을 하기전 스케이트를 그만 두고 싶을 만큼이나 힘들었전 시절의 이야기에서는 어린 나이에 겪은 고통이 나에게 전달될 만큼이나 힘들어 보여 측은하게 느껴졌었다.
성공을 해서 다행이지 그러지 못했다면.. 또 실제 그렇게도 고생하며 노력했지만 성공하지 못한 수많은 사람들은.. 하는 생각이 자연스레 들었다.
김연아는 그 전 놀라운 기록과 더불어 2010 밴쿠버올림픽 금메달까지 완성시킴으로 세계 피겨스케이트 역사상 최고의 전설적인 선수가 이미 되어버렸다.
그리고 지금 또 다음 시즌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아직 끝나지 않은 것이다.
앞으로 언제까지고 성적이 좋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팬들 중에는 은근히 올림픽을 끝으로 은퇴하면 정말 전설로 남을 텐데라는 생각을 상당히 많이 하는 것 같다.
하지만 이젠 괜찮다.
좀 성적이 나빠도 괜찮다.
더이상 잘할 수 없을 만큼 이미 잘했고 누구도 그것을 부인할 수 없다.
김연아가 이제 우리에게 보여 줄 모습은 피겨퀸으로서의 모습보다는 자신의 인생에 늘 최선을 다하고 성실한 김연아이다.
열심히 사는 사람에게 박수를 쳐주고 나도 그 모습에 자극이 되어 열심히 산다면 더 바랄것이 없겠다.

 

2010. 08.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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