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작 폴란드 영화 살인에 관한 짧은 필름 Krotki Film O Zabijaniu, A Short Film About Killing 을 봤다.
나쁜 삶의 태도를 가진 택시운전사는 어느 날 우연히 태운 백수 청년 손님에게 살인을 당하고 청년은 이제 막 합격한 초보 변호사에게 사건이 맡겨지게 된다.
전혀 관계없는 세명의 인물이 어떻게 이어지는가를 보는 흥미로움이 있었고 그 과정에서 우연과 우발에 의해 사람의 생명이 어떻게 다뤄지는지 보여주어 철학적인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었다.
이 영화가 크쥐시토프 키에슬로프스키 Krzysztof Kieslowski 감독의 연출작인지 모르고 봤고 그의 전작 중에는 거의 25년전 쯤 본 세 가지 색 블루, 화이트, 레드 삼부작을 본 것이 전부이다.
감독은 1988년에 십계라는 영화를 만들었나본데 십계 1 에서 10 까지 10부작이었고 그 중 다섯번째인 십계 5 살인하지 말라를 극장용으로 재편집하여 내놓은 영화라고 소개되어 있다.
오래전 필름카메라에서 느껴지는 질감과 콘트라스 높은 색감, 그리고 추운 날씨가 보여주는 서늘함이 인간 내면의 위태로움과 양면성을 드러내주는 것 같아 인상 깊었고 덤덤한 진행에 아슬아슬해 보이는 연출이 더해져 인간의 모습을 더욱 솔직하게 표현해 주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결국 청년에겐 아픈 상처가 있었고 그것을 풀어낼 창구가 필요했는데 마침 그 사람은 죽어도 누구 하나 아쉬워할 사람없는 못된 사람이었지만 청년의 행동은 그저 충동적이었을 뿐이고 죽은 택시기사도 죽어 마땅한 존재냐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청년의 사형은 본인의 죄값이긴 하지만 젊은 생명이 안타깝게 사라지기에 영화를 다 보고 나면 씁쓸함이 남는다.
살인과 사형이라는 생명의 사라짐에 관한 문제의 원인을 찾아 인물의 삶과 행동을 더듬으며 무엇으로부터 잘못이 시작된 것인지 살펴보지만 우리가 알 길은 없어 보인다.
모든 살인은 반드시 사형으로 결론을 짓게 강한 법이 적용되면 살인이 과연 줄어들게 될 것인가 그리고 실수와 우발로 인한 충동적인 살인이었을 때 그를 사형 시키면 그것 또한 법이 사람을 살인하는 또 하나의 살인이라는 아이러니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고민케 된다.
2021. 10. 06
'내가 본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데어 윌 비 블러드 (0) | 2021.10.18 |
---|---|
스네이크 아이즈: 지.아이.조 (0) | 2021.10.14 |
라이더스 오브 저스티스 (0) | 2021.10.14 |
안시성 (0) | 2021.10.14 |
나이트 크롤러 (0) | 2021.10.14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