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작 영화 이스턴 프라미스 Eastern Promises 를 봤다.
이동진님의 영화는 두 번 시작된다 113번째 리뷰 영화라서 보게 되었는데 첫 장면 보자마자 예전에 본 영화인걸 알고 왜 제목을 기억하지 못하나 자신에게 실망하기도 했다.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감독의 연출작으로는 전에 비디오드롬, 데드존, 플라이, 엑시스텐즈 정도를 봤다.
영화는 영국 느와르 장르 느낌이 있었고 감독의 전작에 주연으로 출연했던 비고 모텐슨이 호흡이 잘맞았었는지 다시 한번 주연으로 등장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으며 나오미 왓츠와 예전에 볼 당시에는 잘 몰랐던 뱅상 카셀이 주연으로 역시 좋은 연기를 보여준다.
어린 소녀가 아이를 낳고 죽는 사건이 발생한 이후 간호사와 소녀가 남긴 일기에 거론된 식당의 사장과 그의 아들과 운전사 사이 벌어지는 일들을 담은 내용이다.
마피아 조직의 비열한 세계를 그리는 동시에 일반인 개인이 조직에 맞써 대항하려는 위험한 구도도 보여주어 스릴을 느낄 수 있으며 특히 주인공 운전사에게는 반전같은 비밀이 숨겨져 있기에 더욱 날카로운 줄타기같은 연출에서 오는 긴장감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어떠한 이익과 상황일지언정 생명보다 우선순위에 있지는 않음을 드러내고 있기도 하여 비극적인 현실앞에 잃어버리지 말아야할 가치를 되새겨 주기도 한다.
아기와 일기장이 불씨가 되어 조직이 흔들리기 시작하면서 부자간의 갈등은 고조되고 운전사의 존재감은 커져만 가는데 과연 그의 선택은 무엇이고 그는 앞으로 어떤 행보를 나아갈 것인가 지켜보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일이었고 영화의 엔딩이 어느 정도 열린 결말이기에 여운이 더했던 것 같다.
특히 목욕탕 장면은 예전에 볼 당시에도 매우 강렬했었는데 이번에도 역시 원초적인 처절함이 크게 다가와 인상 깊었다.
또한 비고 모텐슨은 그의 모습을 지켜보는 것만으로 시선이 압도되는 굉장한 포스와 매력이 있었고 더러운 러시아 범죄조직과 그에 걸맞는 캐릭터들을 더욱 돋보이게 한 거친 질감의 영상미도 좋은 감상포인트였다.
다만 아쉬웠던 점이라면 여성 간호사를 지켜주는 조직 실세남이라는 말도 안되는 거짓 로맨틱 구도는 엄연히 상업적인 의도였던 만큼 만약 정말 여성 간호사 홀로 조직보스와 대항하다 처절히 짓밟히고 그것을 지켜보며 이용하는 남자의 이야기를 했다면 더욱 무거워지기는 했겠으나 또 어땠을가 하는 생각도 해보기도 했다.
2020. 08. 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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