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제공 영화 로마 Roma 를 봤다.
맥시코 3대 감독 중 한명인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가장 최근작이고 여러 유명 영화제에서 수상 혹은 수상후보에 오른 매우 작품성 높은 예술영화이다.
1970년대 맥시코 어느 중산층 가정의 가정부인 한 젊은 여성에 대한 이야기였다.
제목 로마는 이탈리아 수도와 관련이 없고 맥시코시티내에 로마 거주구역을 의미한다.
흑백영화인데도 2.35:1 의 시네마 스코프 비율의 고화질 영상이 신선한 느낌으로 다가오면서 영화의 주제와도 맞닿아 있다는 생각을 들게 한다.
특히 누가 지켜보는 듯한 시선의 카메라 촬영방식은 약간의 거리를 유지한채 그들을 관찰하는 느낌을 전해주어 좀 더 객관성을 부여하는 듯한 감정을 들게 만든다.
가정부인 그녀는 아이를 갖기 전에는 데이트를 꿈꾸는 밝은 처녀였었는데 아이가 생기고 애인이 돌아서면서부터 벙어리가 되어 침울하게 지내다 파도에 휩싸인 아이들을 구함으로서 자신도 구하고 죽은 아기에 대한 죄책감을 고백한 후 다시 밝게 돌아오는 모습은 그 과정만으로도 큰 의미를 지닌다.
그녀가 아이가 태어나면 재울 침구를 구입하러 가구점에 들렀을 때 그녀의 남친이자 아이의 아버지인 남자가 폭력시위에 가담하여 상대방을 쫒다 가구점에 들어와 자신이 버린 여친을 향해 총구를 내밀었을 때가 영화가 담고 있는 여러 모순된 상황 중 가장 극적인 장면이 아니었을까 생각된다.
그런만큼 영화는 인종이나 오보제나 상황 등에서 극과극 혹은 어울리지 않는 조합을 보여줌으로 아이러니한 구도와 연출을 꽤나 많이 삽입해 놓았는데 너무 일부러 배치해놓은 듯이 뻔히 보이게 장치를 해놓아 조금은 과해서 부자연스럽게 느껴지기도 했다.
저 멀리 작게 보이는 상공을 비행하는 항공기의 모습은 영화 극초반과 중간에 간간이 그리고 가장 마지막에 등장해 수미상관을 이루고 있어서 의도가 무엇일까 의미부여를 해보지만 그렇게 치열해보여도 세상은 또 그렇게 흘러간다는 일상적인 이유 말고는 달리 생각나는 것이 없었다.
덤덤하고 리얼한 일상적 연출과 연기같지 않은 자연스러운 생활연기를 보여주는 영화치고는 의외로 인상깊었던 장면이 많았는데 여러 모순된 장면컷, 파도로 나아가는 그녀의 원테이크신, 출산신 등이 떠오르지만 중간에 약간 개그스럽게 삽입한 우주인의 우주 유영 장면은 본인 영화 산드라 블록 주연의 그래비티 를 깨알 패러디하고 있어 편하게 숨쉴 수 있는 틈을 전해주기도 했다.
2020. 07.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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