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나는 악마를 사랑했다 Extremely Wicked, Shockingly Evil and Vile 를 봤다.
실화를 바탕으로 하였으며 주인공의 여자친구였던 인물이 실제 발간한 책을 원작으로 하고 있고 영화 마지막에 당시 실제 재판 영상 장면도 보여준다.
개인적으로 이 사건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기 때문인지 영화는 상당히 재미있는 내용으로 다가왔다.
그 이유는 사건을 모르는 사람 입장에서는 남자 주인공이 진짜 살인마인지 아닌지 잘 모르도록 연출되었기 때문이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남자의 입장이 워낙 강경한데다 피해자의 시선이 아닌 가해자로 몰리는 주인공의 시선에 더 무게를 담아 이야기를 하고 있기에 어딘가 오해가 있고 무언가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며 어떤 여지를 자꾸 둬서 이다.
하지만 영화의 마지막을 보고 나면 뒤통수를 한대 맞은 느낌이 들며 소름이 끼치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그동안 우리들의 시선이라는 것이 눈에 비늘이 덮힌 채 거짓에 현혹되어 진실을 이제까지 그토록 보여줬음에도 보지 못하고 얼마나 착각하고 있었는지 확인시켜준다.
마치 이 모든 생명과 자연과 우주의 법칙을 보고도 인간은 진화의 산물이며 신은 없다고 믿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이것은 당시 그의 여자친구와 감옥에서 사귀게된 애인에게도 해당되는 동시에 당시 재판을 중계하고 그의 말과 행동을 취재한 TV를 보면서 그를 오해받는 매력적인 인물로 느꼈던 모든 사람들에게도 해당되는 이야기이기도 할 것이다.
어떤 사건의 단순한 정보전달 스토리 진행이 아닌 영화를 보는 관객에게 보고도 보지못하는 진실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방식의 연출이었기에 상당히 마음을 움직였다.
모범적인 여자친구역에 릴리 콜린스는 잘 어울렸고 충동적인 애인역에 카야 스코델라리오는 히피스러운 분장을 뚫고 그 미모와 섹시함이 마구 드러나 매력적이었다.
판사역으로 존 말코비치가 등장해 깜짝 재미가 있었고 할리 조엘 오스먼트는 2001년 A.I. 이후 출연한 영화를 전혀 보지 않았기에 다른 의미에서 깜짝 놀랐다.
그녀는 사랑에 눈이 멀었기에 진실이 보이지 않았기도 하지만 진실을 보려하지 않았기에 그 정도까지 사랑에 빠질 수 있었던 것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
2020. 01. 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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