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수

임창정 주연의 한국 느와르영화 창수 Tumbleweed 를 봤다.
오래된 임창정 팬으로서 찌질하고 힘없고 슬프고 불쌍한 캐릭터로 임창정만한 사람이 없고 임창정을 원톱으로 비극적인 남자의 인생 완결판을 보여주려는 영화 기획은 상당히 괜찮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너무나 수가 빤히 보이는 스토리나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한 러브라인, 탄탄하지 못했던 복수과정, 기술적인 장치없이 연기력으로만 승부하려 했고 다소 길어서 집중력까지 떨어져버린 후반부 복수장면 등이 영화를 결국 아쉬운 평작으로 남게 만들었다.
마지막 임창정이 칼에 깊이 찔린 상태에서 여자가 묻힌 추모공원까지 순간이동하는 것도 영화의 감정선을 깨트리는 장면 중 하나인데 어두운 밤거리를 상처를 부여잡고 비틀거리며 간신히 이동하는 장면이 한두장면만 짧게 들어가 있었어서도 그나마 괜찮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다.
임창정 개인에게 인생의 대표작이 될 수 있었던 영화였던 것 같은데 그렇게 흐지부지되고 만 것이 가장 아쉬운 부분이다.
여주인공 손은서가 너무 예뻤는데 그렇게 예쁜 여자가 아무 연고없고 엄청 찌질해보이는 임창정 집에 며칠 묶는 것 자체가 현실적으로 이미 말도 안되는 것이었다.

 

2014. 07.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