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나인뮤지스; 그녀들의 서바이벌 9 Muses Of Star Empire 을 봤다.
화려한 걸그룹 이면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인데 영화를 본 대부분은 부실한 기획력이지만 어떻게든 해내야 하는 제작사와 꼭두각시가 되어버린 연습생의 힘든 생활을 그렸다고 이해한 것 같은데 그보다는 대중문화산업의 문제로 보는게 맞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
영화 내용이 연습생때는 어려웠다가 결국 성공하였다는 이야기로 되어있고 이 그룹이 현재 실제로 최고의 걸그룹으로 자리잡은 상태였다면 뻔하고 유치한 위인영화가 되었겠지만 그렇지는 않았다.
이 영화가 슬프고 우울한 것은 영화의 내용이 현재 오늘날의 나인뮤지스의 위치와 연장선상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이다.
그녀의 말을 빌리면 백설공주가 백마탄 왕자를 만나서 행복하게 잘살지 못하고 싸우고 힘들어하다 이혼한 경우를 보여준다.
21세기 자본주의 시대를 살아가는 대한민국 남성들은 현실에서 채우지 못하는 성적 욕구를 대신 만족 시켜줄 대상의 하나로 귀엽고 섹시한 걸그룹에 환호하고 이에 돈이 되는 시장이 형성되면서 무수한 걸그룹이 등장하고 그 모습을 지켜보며 자라는 아이들은 그 화려한 모습에 걸그룹을 꿈꾸게 되면서 시스템은 순환하게 된다.
대기업도 마찬가지겠지만 중소엔터테인먼트기업에서 대자본을 투자해 만든 걸그룹은 이익을 내기 위해서 시스템이 허술할수록 더욱 비인간적이라고 할만큼 혹독하게 관리를 하게 되고 수많은 걸그룹과 연습생 사이 그녀들은 꿈을 이루기 위해 스스로 걸어 들어왔지만 생존의 서바이벌을 치루면서 대부분 크나큰 정신적 상처를 입고 버려지게 된다.
이 일이 족쇄이자 해방구라는 그녀의 말은 가슴이 아팠지만 솔직히 화려한 겉모습으로 판단되는 직업을 워너비한 것 자체에서 연예인 허세로 들리기도 했다.
영화를 보면서 돈에 눈이 먼 제작사와 희생자 코스프레처럼 느껴지는 연습생 모두에게 씁씁함을 느꼈고 또한 그런면에서 실제 걸그룹을 대상으로 연예 사업의 더러움을 스스로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이 한국영화가 대단하게 느껴졌다.
산업, 스포츠, 연예 등 어떤 것이 됐든 돈이 걸린 서바이벌은 인간의 죄의 특성상 결국 더러워지게 되어 있나 보다.
2017. 05.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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